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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마리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 가운데는 중부 「이탈리아」의 조그마한 언덕에 자리잡은 「산마리노」도 끼여있음을 빠뜨릴 수 없다. 인구 1만3천에 면적이래야 고작 60·57평방킬로. 주민은 「이탈리아」인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탈리아」어가 주로 쓰이고 있다. 비록 인구와 영토는 보잘것없으나 역사는 길어 건국연대는 기원 3백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산마리노」 공화국은 나라라고 부르기보다는 차라리 언덕 위의 한 도시라고 부르는데 더 어울릴 것같다. 이 나라 국민들은 건국 초부터 꽤 용감했던 모양. 11세기쯤 「판」족이나 「사라센」족의 침략을 피해 이 부근의 바위산으로 삼십육계를 친 일단의 난민들이 피땀으로 만든 자유도시가 말하자면 이 국가의 남상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토의 3면은 골짜기로 구획져 있으며 동쪽의 경사가 밋밋한 언덕에서 국민들은 소맥 경작과 포도 등 과실재배나 소치는 것 등으로 생업을 삼고 있다. 과자공장과 도기공장 같은게 이른바 이 나라의 기간산업인 셈.
국가세입의 큰 몫을 차지하는 것은 관광사업인데 선물감 이나 우표수집 「팬」들의 군침을 돋우는 우표의 판매도 중요한 재원구실을 하고 있다. 13, 14세기에 자치조직을 확립, 4백년간이나 이 자치조직을 고스란히 지켜왔다. 주민들 아니, 국민들의 국토방위 의욕은 대단하여 한때 구주를 석권한 불세출의 영웅 「나폴레옹」이 일으킨 전쟁 때도 독립을 거뜬히 지키는데 성공했으나 「이탈리아」의 「파시스트」 정권시대에 망했었지만 2차대전 후 다시 독립을 쟁취, 오늘에 이르고 있다. 「나폴레옹」 전쟁 때는 망명객들의 더없이 좋은 피난처로 각광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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