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20년차 넘은 중년이혼이 신혼이혼 첫 추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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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20년차 이상 부부의 황혼 이혼이 크게 늘어 4년 이하 신혼부부의 이혼 건수를 처음으로 추월했다. 또 여자가 남자보다 나이가 많은 부부가 계속 늘고 있고, 노처녀의 결혼 연령은 더 늦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23일 이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한 ‘2012년 혼인·이혼통계’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이혼 건수는 11만4300건으로, 전년과 같았다. 평균 이혼 연령은 남자가 45.9세, 여자가 42세로 전년 대비 남녀 모두 0.5세 증가했다. 혼인한 지 20년 이상 된 부부의 이혼 비중은 전체 이혼 건수 가운데 26.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다음으로 4년 이하(24.7%)-5~9년(18.9%)-10~14년(15.5%)-15~19년(14.5%) 순으로 나타났다. 2011년에는 결혼 4년차 이하 이혼이 3만700건으로 가장 많았으나 지난해 들어 4년차 이하 이혼이 20년차 이하보다 줄었다. 이는 1990년 통계청이 혼인·이혼 통계를 작성한 이후 처음이다. 특히 결혼 30년 이상 부부의 이혼은 8600건(7.6%)으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혼은 늘어나는 반면 결혼은 점점 더 줄어들면서 동시에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32만7100건으로, 전년보다 2000건(0.6%) 줄었다. 첫 결혼 평균 연령은 남자가 32.1세로, 처음으로 32세를 넘었다. 여자 초혼 연령도 29.4세를 기록해 전년에 비해 0.3세 상승했다. 평균 초혼 연령은 90년 남자 27.79세, 여자 24.78세를 보인 이후 매년 증가세를 기록했다. 초혼 부부 중 남자가 연상인 부부는 68.2%, 동갑 부부는 16.2%, 여자 연상 부부는 15.6%로 집계됐다. 또 남자 연상 부부와 동갑 부부는 전년보다 각각 0.1%포인트 줄었지만 여자 연상 부부 비중은 전년보다 0.3%포인트 늘었다.

 KAIST 문화기술대학원의 이원재(사회학) 교수는 “황혼 이혼이 늘고 있다는 것은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이전보다 안정되면서 노년의 삶을 바꾸고 싶어하는 여성이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세종=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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