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내 주식시장은 ‘어닝 시즌(earning season)’에 접어들었습니다. 어닝 시즌이란 상장 기업들이 분기나 연도별 매출·영업이익·순이익 같은 경영 실적을 발표하는 시기를 말합니다. 국내에서는 보통 분기 또는 연도가 끝난 뒤 3주일쯤 지나서 시작해 2~3주 동안 계속됩니다.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한 1900여 개사가 순차적으로 실적을 쏟아내듯 발표하는 거지요. 바로 지금, 국내에서는 올 1분기 어닝 시즌이 시작됐습니다.
실적 발표는 왜 분기가 끝난 뒤 바로 하지 않고 3주 이상 지나서 하는 걸까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각종 거래를 비롯한 기업 활동을 최종적으로 집계하려면 며칠이 더 걸리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엔 검증 작업이 필요합니다. 빠뜨린 것은 없는지, 계산이 맞는지 다시 확인을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이번 분기에 순이익 100억원을 냈다’고 발표했다가 오류가 발견돼 나중에 ‘150억원으로 정정한다’고 하면 투자자들이 큰 혼란을 겪겠지요.
어닝 시즌에는 투자자들이 기업의 실적 발표에 이목을 집중합니다. 실적에 대한 예상과 실제 발표가 맞아떨어지는지 확인하는 게 주된 목적입니다. 평소 기업의 주가는 ‘앞으로 이익을 이만큼 낼 것이다’라는 예상에 따라 움직입니다. ‘A기업의 1분기 순이익이 100억원쯤 될 것 같다. 그러면 적절한 주가는 1만5000원이다’라고들 생각하는 겁니다. 이런 실적 예상은 전문가들이 분석, 추정해서는 투자자들에게 알립니다.
그러나 예상은 어디까지나 예상입니다. 실제 발표와 다를 수 있습니다. 순이익이 100억원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는데 막상 뚜껑을 열고 보면 150억원이 될 수도 있고 50억원밖에 안 될 수도 있습니다. 이익이 예상보다 훨씬 많은 경우를 ‘어닝 서프라이즈(earning surprise)’, 반대를 ‘어닝 쇼크(earning shock)’라고 합니다. 어닝 서프라이즈 면 기업 주가가 뛰고, 어닝 쇼크 때 미끄러진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요.
권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