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공격 지지 공동성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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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이라크에 대한 공격 문제로 결국 유럽이 둘로 쪼개졌다.

미국이 사실상 이라크에 대해 선전포고를 한 가운데 영국 등 유럽 8개국 정상이 30일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지지하는 공동성명을 전격 발표했다. 30일자 영국의 더 타임스에 발표된 이라크전 지지성명에 서명한 유럽 국가 정상은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를 비롯, 이탈리아.스페인.포르투갈.폴란드.헝가리.체코 덴마크 등 8개국 정상이다.

이들 8개국 정상이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전격 지지를 표명함으로써 유럽은 이라크전에 반대하는 독일.프랑스 등 반전파와 지지파로 나뉘게 됐다.

이로써 유럽연합(EU)이 그간 추진해온 공동 외교정책 수립은 보기 좋게 무산됐고, 향후 유럽통합 일정에도 심각한 차질을 초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블레어 영국 총리는 이라크전과 관련한 유럽 내의 이견을 조정하기 위해 활발한 독전(督戰)외교를 펼치고 있다. 31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만나 이라크 공격을 집중 논의할 예정인 그는 29일 밤 이탈리아로 날아가 총리와 만났다.

부시와 회담을 마친 블레어는 이어 다음달 4일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을 만나 막판 설득작업을 벌인다. 하지만 최근 독일과 밀월관계인 프랑스가 입장을 바꿀지는 미지수다.

블레어는 그러나 이라크전 반대에 요지부동인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에 대한 설득은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베를린=유재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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