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한국군 워게임 실시 비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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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합동훈련에서 화력훈련을 하고 있는 M1A1전차.
북미 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군과 미군은 1953년 이후 최대 규모의 워게임을 실시했다. 북한 정부는 이를 공격 준비 행위라고 비난했다.

21일부터 일주일 간 진행되는 이번 훈련은 북한과의 분쟁 상황을 설정하고 연례 독수리연습을 사상 처음으로 컴퓨터 워게임과 결합하게 된다.

여기에는 수륙 합동 공격과 상륙 훈련이 포함돼 있으며 국군뿐 아니라 주한 미군 3만7천명 대부분과 주일 미군이 참여한다.

미국 태평양사령부는 독수리연습이 한미 간의 공조와 신속한 작전 능력 향상을 위한 반격·침투·전투 훈련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컴퓨터 모의전에만 한미 연합군의 병력 50만 명 이상이 동원됐다. 따라서 이번 합동 훈련은 1950-53년 한국전쟁 이후 최대 규모의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이라고 볼 수 있다.

'위험한 장난'

북한 정부는 워게임이 북한에 대한 선제 공격 준비라고 비난했다. 북한은 1백10만명의 병력을 갖고 있다.

한국의 연합뉴스는 북한이 이번 훈련에 대해 1백여 가지의 항의 사항을 제기했다고 21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공산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한미 워게임은 '북한 침략을 목표로 한 위험한 불장난'이라고 밝혔다.

로동신문은 "침략자들이 어떤 대가를 치루고라도 이 땅에서 전쟁을 일으킨다면 그들은 전쟁 역사에서 전례 없는 응징을 받고 패배의 쓴 잔을 마셔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미연합사령부는 훈련이 순수한 방어 목적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 훈련은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는 시점에서 시작됐다.

북한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이라크, 이란과 함께 대량 살상 무기를 입수하려고 하는 '악의 축'으로 지목한데 대해 심기가 불편한 상태였다.

게다가 미 국방부의 핵무기 이용 가능성 보고서가 새어나온된 뒤 양국 관계는 더욱 얼어 붙었다.

이 보고서는 미국의 핵 공격 목표 7개 국가에 북한을 포함시켰다.

강력한 반발

1999년 '독수리 연습' 당시의 미군.
미국의 핵무기 보고서에 북한은 강력히 반발하며 미국과의 중대한 핵 합의를 철회하겠다고 위협했다.

북한은 미국이 핵무기로 북한을 공격하기로 한다면 이는 '엄청난 실책'이 될 것이며 미국의 보고서에 대한 '대응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경고했다.

북한에 강경한 부시 미국 행정부는 북한 정부가 의혹을 사고 있는 핵무기 작전을 중단했음을 증명하라고 요구했다.

북미간 긴장이 높아가는 가운데 미 국방부는 이번 주 한국이 대북 방어 능력을 증강할 수 있도록 첨단 이지스방공체계를 판매하겠다고 제의했다.

한국은 북한과 미국에 대화 재개를 촉구해 왔다.

김대중 대통령은 20일 북한이 정치·경제적으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대화를 재개하는 방법 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금까지 미국의 무조건적 대화 제의를 거절해 왔다.

SEOUL, South Korea (CNN) / 이인규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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