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300만 송이 튤립이냐, 나로호 재현 쇼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6면

이번 주말 전남 지역에서는 신안 임자도 튤립 축제와 고흥 우주항공축제가 열린다. 지난해 임자도 튤립축제 당시 행사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해변에 핀 튤립 길을 걷고 있다. 임자도 튤립 꽃밭은 6만8000㎡으로 국내에서 가장 넓다. 사진 오른쪽은 18일 고흥만 일대에서 개막된 우주항공축제장을 찾은 어린이가 번지점프 체험 기구를 타고 있다. [사진 신안군·고흥군]

그리스 신화 속에 튤립이라는 소녀가 있었다. 그녀가 꽃을 따는 모습에 반한 가을의 신 벨투느가 사모하던 끝에 사랑을 고백하려 다가가니 튤립은 놀라 도망가 버렸다. 사랑이 증오로 변한 벨투느가 어느 날 덤벼들자 튤립은 정조의 여신 다이애나에게 가 구원을 요청했다. 다이애나는 가을의 신에게서 영원히 벗어나게 해주려 그녀를 꽃으로 만들었다. 그게 튤립이다. 빨간색 튤립은 사랑의 고백을, 노란색은 바라볼 수 없는 사랑을, 하얀색은 실연을, 보라색 튤립은 영원한 사랑을 뜻한다고 한다.

 신안군 지도읍 점암선착장에서 배를 15분가량 타고 가는 임자도에 우리나라 튤립 꽃밭 중 가장 넓은 6만8000㎡의 공원이 있다. 이곳의 튤립 약 80종 300만 송이가 개화기를 맞아 19일부터 28일까지 축제가 열린다. 올해 6회째. 예년 행사에 비춰 보면 10만 명이 구경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렬한 색깔들의 튤립뿐만 아니라 수선화·히아신스·무스카리 등 초화 구근류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토피어리원·유리온실·수변정원·동물농장을 갖췄다. 풍차 전망대와 튤립 모양 파라솔, 유리 조형물이 서 있다. 길이가 12㎞의 대광해변을 바닷바람을 맞으며 거니는 것도 좋다. 축제 문의 신안군 대광개발사업소(061-240-8881).

 지도읍 점암선착장에서 임자도로 들어가는 첫 배는 오전 7시, 임자도에서 육지로 나오는 마지막 배는 오후 9시30분 출발한다. 주간에는 20분 간격으로, 오후 7시30분 이후 야간에는 한 시간 간격으로 다닌다. 여객선 문의 061-275-7303.

우주항공도시 도약을 꿈꾸는 전남 고흥군은 18일 도덕면 고흥만 일대에서 고흥우주항공축제를 개막, 21일까지 계속한다. ‘우주인은 우주에서 어떻게 살까’라는 주제로 전시·체험 행사 등을 한다.

 주 무대인 고흥만에서는 모형 로켓 발사와 모형 항공기 날리기 등 60여 종의 우주 항공 체험 행사가 열린다. 봉래면 우주과학관과 동일면 청소년우주체험센터에서는 우주복 입기와 우주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나로호 발사 재현 불꽃쇼와 소원 성취 달집 태우기, 매직쇼 등도 볼만하다. 문의 061-830-5305.

 이번 축제 기간에는 제50회 대종상 단편영화제가 함께 열린다. 고흥만 주 무대와 고흥문화회관 등에서 배우들이 참여하는 레드 카펫 행사와 영화 강연회, 본선작품 토론회, 스타 오디션 등을 한다. 고흥문화회관에서는 출품작 200여 편 중 본선에 진출한 50여 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19~21일 오후 1시부터 문화회관 김연수실에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19일 오후 8시에는 고흥 점암중학생 4명이 만든 단편영화 ‘알룽푸와’가 상영된다. 중학생들이 시나리오와 제작을 맡아 대종상 단편부문 본선에 오른 작품이다. 에너지 고갈로 고흥군에 불시착한 외계인과 지구 청소년들의 우정을 그렸다. 문의 061-830-5719.

 박병종 고흥군수는 “축제와 영화제가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영화제를 보여주기 위해 많은 준비 작업을 했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지붕 없는 미술관’으로 널리 알려진 고흥 특유의 문화를 전국적으로 알리겠다”고 말했다.

이해석·최경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