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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월남 증파 결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존슨」미 대통령은 13일 기자회견에서 주월 미군사령관 「웨스트모얼랜드」장군이 요구하는 병력을 월남에 증파 하겠다고 천명했다. 또 그는 증파 될 병력은 미군뿐만 아니라 월남참전연합군에서도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 동안 미 정부수뇌부에서는 월남 증파 문제를 둘러싸고 예의 검토해 왔다. 특히 최근에는 「맥나라마」미 국방장관이 직접 월남을 답사한바 있다.
현재 월남파견 미군은 46만6천명이며 47만 명까지의 증강은 이미 결정돼있었다. 그러나 그 이상의 증강에는 미 대통령의 새로운 결정이 있어야만 하였다.
어느 정도의 미군 병력이 더 증파 될 것인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발표된 것이 없다. 이번의 새로운 병력 증파는 미 국방지출의 대폭 증가를 초래하고 나아가서는 미 경제의 「인플레」압력을 증대시킬지도 모른다는 점과 예비역소집이라는 중대한 정치문제가 야기될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이는 명년에 있을 미 대통령선거와 연관해서 미 행정부로서는 신중히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존슨대통령은 일련의 상황판단 끝에 중대한 새 조치를 취하게 된 것이다.
미 대통령이 이와 같은 결정을 하게된 배경에는 현지군사령관의 강력한 요청도 있었지만 전기한 정치적 문제를 야기 시키지 않고서라도 증파가 가능하다는 결론과 미국 조야의 여론이 존슨행정부의 전쟁수행정책에 대해 지지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월남의 전국과 정국을 아울러 고찰할 때 두 가지가 다 진전되고 있으며 새로운 증파가 있다면 특히 군사 면에 있어 미군의 희생을 덜게 하고 효과적인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한편 미군 증파 조치를 둘러싼 정치적인 문제를 생각할 때 미국의 새 조치는 지난 6월 하순의 미·소 정상회담 이후 취해졌다는 점에서 월남문제가 중점적으로 토의됐을 것이라는 것은 공통적인 추측이며, 공산월맹이 어떻게 나올 것인가가 날카롭게 주목되고 있는 터이다. 또 작금의 미 국회의 일부 동향을 보면 협상을 위해 단계적인 북폭중지론을 제기하고 있는 의원들이 있어 공산월맹의 반응을 의연히 기다리는 움직임이 보인다.
미국의 군사행동이 궁극적으로 공산월맹으로 하여금 협상「테이블」로 나오게 하는데 있거늘, 새로운 군사적 압력은 평화적 해결을 위한 「피치」를 올리게 될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미군의 증파 조치는 월남전의 보다 큰 진전을 위해 기대가 큰 것이다.
끝으로 우리의 입장에서 주목을 끄는 것은 연합국의 증파 문제이다. 한국도 월남에서 싸우고 있는 연합국의 일원인 이상 존슨대통령의 언급에 비추어 보면 이 문제가 우리에게도 조만간 제기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증파 절차에 있어 미국은 간단하다고 보겠으나 연합국의 경우는 복잡한 것이 있을 것이 예상된다.
미국 대통령은 미국군의 총사령관으로서 월남전에 관해서는 1964년 8월 7일 상·하 양원에서 동남아군사조처를 결의하여 「존슨」대통령에 전쟁수행 권을 부여하였기 때문에 증파는 대통령의 결정에 따라 수시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는 증파 때마다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앞으로 만약에 우리에게 증파 문제가 제기된다면 국회는 물론 국민의 지지가 있어야 할 것이며 또 그를 위해서는 명확한 상황을 국민에게 알려야만 할 것이다. 어쨌든 이 문제의 추이에 지대한 관심이 집중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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