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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에 기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타락선거」니 「부정선거」니 하는 총선거 이후의 시끄러운 요즘이지만, 우리 마을처럼 산골짜기에 파묻혀 사는 사람들은 그래도 손꼽아 기다려보는 조그마한 희망에 부풀어 있다.
산골아이들의 조그마한 손으로 커다란 돌멩이들을 날라 손수 야산에, 조그마한 교실을 짓던 때에 한창 선거에 열을 올리던 후보자들은 이 곳에 교실을 지어주겠다고 공약했던 것이다.
지금 이 곳에 있는 소위 학교란 곳은 정규도 아닌 것으로 고작 1년 내지 2년만 수용할 수 있는 남녀공학이다. 칠판 하나 없고, 게다가 변변한 목재나 한 부대의 「시멘트」마저 없는 이 곳이지만, 그래도 배움에의 열의 때문에 방과후면 한 사람 당 돌멩이 3개씩 날라 오게 한 것이 이나마의 기초를 쌓은 것이다. 수억 원의 선거자금이, 막걸리 「파티」등으로 보람 없게 쓰여지는 걸보고 이처럼 영원히 남을 교실에의 투자공약은 과연 어떻게 실현될까 하는 기대와 희망에 우리 마을 학생들은 오늘도 가만히 주의깊이 지켜보고 있다. <경남 산청군 차황면 산청중학교 분교·문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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