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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회고하며 굳은 표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데모대에 막혀 「코스」 바꿔>
○…대학생과 고등학생의 「데모」가 서울시내에서 계속된 14일 낮 정일권 국무총리는 「워커힐」에서 열린 어떤 외국인의 모임에 참석했다가 「데모」대에 길이 막혀 몇 차례나 「코스」를 바꾸어 중앙청에 도착-.
중앙청 앞에서조차 고교생들의 「데모」대가 밀려가는 것을 보고 정 총리는 굳게 닫힌 정문을 바라보면서 『「데모」때마다 저 문이 고난을 겪는다』고 말하고는 『6·3 사태는 저 철문을 학생들이 뛰어 넘기도 했다』고 한·일 타결 당시를 회고.
정 총리는 내각의 일괄사퇴 제출시기를 묻자 『골치 아픈 문제는 이야기하지 않기로 합시다』라고 한마디를 던지고는 「엘리베이터」안으로 사라졌는데 바로 뒤 내무부에 중앙청 경비를 철저히 하도록 지시하기도-.

<강경론…차츰 굳어가기만>
○…6·8 총선 무효화와 전면재선거 실시를 투쟁목표로 내건 신민당 내에는 투쟁방법을 둘러싼 과격·신중 양론이 맞서왔는데 차츰 과격론이 우세해져 당 책을 강경화 시키고 있는 형편.
14일 상·하오에 각각 열린 운영회의와 지구당 위원장대회는 회의가 끝날 때마다 과격론이 받아들여져 한 겹씩 강경도를 더해간 것.
운영회의는 투쟁방법으로 『의원등록을 거부』하기로 못을 박았는데 류진산씨 등 과격론의 주장은 『6·8 총선을 무효라고 선언한 이상 의원등록을 거부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었고 윤제술·김대중씨 등은 『너무 과격한 태도로 못을 박아두면 한·일 파동 때와 같은 행동분열을 일으키게 된다』고 반론. 또 지구당위원장대회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무효 선언한 이상 개별적인 선거소송은 무의미한 것이므로 법적 투쟁은 일체 하지 말자』고 결의하여 정치적 투쟁 일변도로 굳히기로.

<강력한 이의, 기록에만 남겨>
○…전국구 의석배분결정을 위해 모였던 14일의 중앙선관위 42차 전체회의는 의석배분을 보류하자는 신민당 추천 윤명용 위원의 강력한 주장으로 한때 논쟁.
윤 위원은 (1)당선무효지구 (2)재선거 해당지구 (3)투표율이 101.4%나 되는 지구 등이 있어 현재 당국에서 조사중인데 전국구 의석배분을 미리 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주장, 한때 격론을 벌였으나, 윤 위원을 제외한 다른 8명의 위원 중 아무도 찬성자가 없어 결국 동의로 성립조차 안되고 말았다.
사 위원장은 『이번 결정에 변동을 가져올 만한 사유가 발생해서 대법원의 재조정 판결이 있을 때는 당연히 다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윤 위원의 이의를 기록에 남기기로 격분한 윤 위원을 간신히 가라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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