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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개발 능력 모자라고 수출 가능성도 희박”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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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8호 14면

한국국방연구원(KI DA)의 KFX에 대한 입장은 사업 초기엔 ‘약한 긍정’이었지만 2007년 이후 완강한 반대로 돌아섰다. 반대 입장의 전면에 서 있는 이주형(사진) 박사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미묘한 이유’로 성사되지 않았다. 그래서 그의 양해 아래 지난 1월 28일 항공력 세미나에 제출된 이 박사의 자료를 인터뷰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KFX 이래서 반대-이주형 한국국방연구원 박사

-KFX 사업을 반대하는 이유는.
“타당성이 낮기 때문이다. 자체 개발 능력도 부족하고 경제성도 낮으며 수출 가능성도 희박하다. 미국 등 선진국의 도움이 없는 국내 자체 개발로는 개발 리스크가 너무 크다.”

-그러면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신규 개발이 아니라 기존 전투기를 개조하는 방식으로 개발해야 한다. 예를 들어 국산 개발한 T-50이나 미국제 F-16, F-18을 개조하는 것이다. 외국 회사의 공동개발 참여를 유도하는 것도 방법이다.”

-공군이나 ADD처럼 KFX를 찬성하는 측에서 그보다 국내 생산이 경제성이 높다고 한다.
“KIDA 연구결과 직구매를 하거나 기존 전투기를 개조하는 방안과 비교할 때 국내 생산이 경제성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외에서 직접 구매하는 것과 비교하면 국내 개발은 비용이 두 배 이상 더 든다. 주요 핵심 부품엔 국내 기술을 적용하기 어렵고 국산 개발을 해도 해외에 여전히 기술을 의존해야 된다. 그래서 무기나 무장장비도 해외에서 도입해야 하는데 그러면 운영 유지비를 줄이거나 산업파급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핵심 부품 일부를 국내 개발한 뒤 차츰 기술력을 확보할 수도 있다.
“그러려면 미국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현재 레이더 같은 미국산 장비나 공대공 미사일 같은 무장을 장착하는 데 미국의 협조를 기대하기 어렵다. 미국의 협조 없이는 비행 제어나 항공전자부문 무장 통합, 그와 관련한 소프트웨어 기술 등 핵심 기술을 이전받을 수 없다. 레이더나 공대공 미사일을 위한 미국산 장비도 장착하기 어렵다. KFX와 관련한 핵심 기술을 이전받으려면 50% 이상 미국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 그러나 미국은 제3국이 개발하는 전투기에 미국제 레이더나 미사일 장착을 하려 할 경우 협조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전투기를 자동차나 가전제품처럼 보면 안 된다. 전투기와 관련된 부분은 대부분 국제 정치나 군사동맹 관계와 같은 요인을 고려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한국에도 항공 전자 장비나 무장 장비를 국산화한 경험이 있지 않은가.
“공군은 T-50이나 FA-50을 개발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이는 고등 훈련기 수준이다. 첨단 전투기를 개발한 경험은 전무하다. 전투기에 반드시 필요한 레이더 같은 전자제품이나 무기를 기체에 연동할 수 있는 체계통합 기술을 갖고 있지 않다. 2010년 KF-16 성능개량 사업도 핵심 기술이 없어 해외 주문 개발로 결정하지 않았나.”

-KFX 사업은 탐색 개발을 마쳤다. 그런데 그런 실적을 무시하자는 것인가.
“탐색 개발은 체계 개발의 전 단계다. 탐색 개발 결과물을 봤을 때 실효성이 미흡하면 체계 개발로 나갈 수 없다. 실효성 있는 체계 개발을 하려면 탐색 개발을 재검토해야 한다.(국방과학연구소가 탐색 개발 때 활용한 델파이 기법 대신 관련 업체를 동원한 다른 방식의 사업 평가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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