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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 속의 6·8선거|주권 다짐하는 「한 표」 또 「한 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8일은 제7대 국회의원 총선거의 날- 한 표의 발길이 7천8백63개소의 투표소로 향했다. 외면으로는 조용한 듯 했지만 대리투표와 매수·폭력 등이 곳곳에서 벌어졌고 고려대학생들은 서울 동대문 갑구 투표소에 배치되어 공명 선거를 스스로 지킬 다짐까지 보였다. 상오 7시부터 문을 연 전국투표소에는 대통령선거 때와 달리 극히 한산했으며 2, 3명씩이 겨우 투표를 하여 투표율은 대통령선거 때보다도 더 낮을 것이 예상되고 있다. 이날 날씨는 전국적으로 낮은 구름이 낀 흐린 날씨- 비를 목마르게 기다리던 호남지방 등 농촌에서는 이날 곳에 따라 비가 오리라는 중앙관상대 예보에 기쁜 표정. 투표는 하오 5시까지 마감, 전국 1백76개 개표소에 투표함이 모이면 이날 밤 안으로 개표가 시작된다.

<개점휴업인 곳도>
서울의 중심지인 종로 원남동 투표소는 마치 개점 휴업인 듯 별로 투표하러 오는 사람들이 눈에 띄지 않았다. 각 정당참관인들은 초조한 듯 했지만 『대통령선거 때 아침 일찍 밀려와 오래 기다렸기 때문에 이번에는 천천히 오려는 모양』이라고 설명. 투표소 앞에는 두 어린이가 철없이 놀고 있었다.

<새벽부터 장사진>
서울 서대문구 현저동 제6투표소에는 아침6시 반쯤에 30여명이 줄을 짓고 있었다. 이들은 거의가 공휴일인데도 휴일을 즐길 수 없는 날품팔이 유권자들. 일찍 투표를 마치고 『오늘도 일하러 나가야겠다』고 말했다.

<푸른 수의의 행렬>
서울 교도소 앞에 마련된 현저동6투표소 주변은 이른 아침에 푸른 수의를 입은 복역수들이 말끔히 청소를 했다. 이 복역수들은 이미 부재자 투표를 통해 주권행사를 마쳤다. 이들은 지난 대통령선거 때 투표를 했던 투표소 주변을 깨끗이 치워 줄을 지어 투표를 기다리던 유권자들의 마음을 흐뭇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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