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희(58·사진) 건국대 로스쿨 석좌교수가 9일 건대 강단에 섰다. ‘법학과 법학도의 미래’라는 주제로 특강을 했다. 지난 대선 정국에서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가 선거 승리 직후 떠난 지 112일 만의 공식 행사다.
안 교수는 이날 학생들에게 “원칙에 대한 용기를 가지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과거 유신정권 시절의 법조인을 사례로 들었다. 그는 “과거 법조계에도 용기를 지킬 수 없는 상황이 많았다”며 “1970년대 긴급조치 시절에는 긴급조치를 욕하면 처벌받았는데 이를 잘못됐다고 지적하고 욕한 변호사도 있었다. 용기 있는 행위다”라고 했다. 헌재가 최근 위헌 결정을 내린 긴급조치는 박근혜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 시대의 대표적 독재 수단으로 평가받는다. 법조계 일각에선 박근혜 후보에게 직언을 마다하지 않았던 자신의 경험을 언급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안 교수는 강연 직후 기자를 만나 “보수란 말은 싫어하지만 우파의 가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정치권에 갔었다”며 “(선거운동을) 다닌 것도 아니고 제도·정책 쇄신을 위해서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나름의 생각을 가지고 갔기 때문에 떳떳하다”면서도 “한 세력 편에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부담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정부에 대한 직접 평가는 유보했다. 당초 추구했던 가치를 실현했느냐는 질문에 “당선이 곧 가치실현 아니겠느냐”며 “(박근혜 정부에서) 정치쇄신을 한다는 공약을 많이 내놨다. 이제 시작이고 공약이라는 것은 5년 내 지켜지면 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대검 중수부 폐지 문제에 대해서는 “내가 내 입으로 폐지한다고 말했으니…”라며 여운을 남겼다.
심새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