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희, 긴급조치 언급 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3면

안대희(58·사진) 건국대 로스쿨 석좌교수가 9일 건대 강단에 섰다. ‘법학과 법학도의 미래’라는 주제로 특강을 했다. 지난 대선 정국에서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가 선거 승리 직후 떠난 지 112일 만의 공식 행사다.

 안 교수는 이날 학생들에게 “원칙에 대한 용기를 가지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과거 유신정권 시절의 법조인을 사례로 들었다. 그는 “과거 법조계에도 용기를 지킬 수 없는 상황이 많았다”며 “1970년대 긴급조치 시절에는 긴급조치를 욕하면 처벌받았는데 이를 잘못됐다고 지적하고 욕한 변호사도 있었다. 용기 있는 행위다”라고 했다. 헌재가 최근 위헌 결정을 내린 긴급조치는 박근혜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 시대의 대표적 독재 수단으로 평가받는다. 법조계 일각에선 박근혜 후보에게 직언을 마다하지 않았던 자신의 경험을 언급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안 교수는 강연 직후 기자를 만나 “보수란 말은 싫어하지만 우파의 가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정치권에 갔었다”며 “(선거운동을) 다닌 것도 아니고 제도·정책 쇄신을 위해서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나름의 생각을 가지고 갔기 때문에 떳떳하다”면서도 “한 세력 편에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부담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정부에 대한 직접 평가는 유보했다. 당초 추구했던 가치를 실현했느냐는 질문에 “당선이 곧 가치실현 아니겠느냐”며 “(박근혜 정부에서) 정치쇄신을 한다는 공약을 많이 내놨다. 이제 시작이고 공약이라는 것은 5년 내 지켜지면 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대검 중수부 폐지 문제에 대해서는 “내가 내 입으로 폐지한다고 말했으니…”라며 여운을 남겼다.

심새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