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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된 『현실분석』 부각된 「집권공약」|박·윤 후보 1차 대결의 초점|본사 현지 취재반과 3각 전화로 설전 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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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공화당의 박정희 후보와 신민당의 윤보선 후보는 대전·전주(공화), 부산·대구·진주(신민) 등의 대도시 1차 유세를 마쳤다. 대통령 선거일은 앞으로 2주일-. 선거전은 앞으로 영남(공화) 호남(신민)과 중부 및 서울에서 있을 양당 후보의 재대결로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이지만 1차 대도시 유세는 탐색전 이상의 본격적인 공박을 벌였다.
박·윤 두 후보는 현실을 전혀 상반되게 분석했으며 그에 따라 집권의 청사진을 달리 그리고 있다. 박 공화당 후보는 공화당 정부에 의해 정치적 안정과 경제적 발전을 이룩했으며 『농공병진에 의한 조국근대화 과업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그의 시정방향을 제시했다.
그러나 윤 신민당 후보는 현 정권을 반 복지 독재정권으로 규정,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룩하여 정치의 민주화, 경제의 대중화를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웠다. 소위 「부익부 빈익빈」 논쟁의 일면이라고 볼 수 있는 근대화론과 대중경제론을 공화·신민 양당은 어떻게 발전시키고 있으며 구체적으로는 어떤 공약으로 뒷받침하고 있는지.
또 그 밖의 어떤 문제에서 설전이 벌어지고 있고 그에 대한 유권자의 반응은 어떤지. 후보 유세반을 따라 취재하고 있는 본사의 김영수(전주) 이영석(충무) 기자와 3각 전화로 정리해 본다.
▲본사=공화당은 광주 유세를 우천 때문에 무기연기하고 박 후보 일행이 19일 바로 전주에서 상경하는데 공화당의 선거전략에는 달리 변화가 없을는지….
▲김 기자(전주)=박 후보는 도청 소재지만을 유세할 계획인데 선거일까지는 충분한 날짜가 있으니까 유세 계획에는 차질이 없을 것 같다. 오히려 대전·전주 유세의 결과를 충분히 검토하고 전열을 가다듬을 여유를 갖게 될 것 같다.
▲본사=박 후보와 윤 후보의 선거연설은 어떤 「스타일」이었고 그에 대한 청중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김 기자=박 후보의 연설은 네 가지 「파트」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출마심경, 둘째는 야당의 현실분석에 대한 해명·반박, 셋째는 야당 선거공약 비판, 넷째는 「프로그램」 제시다.
박 후보는 연설원고나 「메모」를 갖지 않은 채 쉬운 말을 쓰려고 애쓰는 것 같은데 예산규모나 통계숫자나 나오면 청중들은 실감하지 못하는 듯 무표정해진다. 박 후보는 야당에 대한 반박, 비판을 줄이고 그의 정견공약을 풀이하는 데에 차츰 주력하는 것 같다.
공화당은 야당에 대한 인신공격을 않기로 했지만 선거연설에서 다소간은 불가피한 것 같다. 찬조연사들은 인신공격이라고 할 수 있는 말을 간간이 하고 있다.
▲이 기자(마산)=신민당의 윤 후보는 평소의 「매너」와 같이 선거연설도 몹시 투쟁적이다. 연설의 대부분은 현 정부의 비정 규탄이며 『농민만 못 살고 있지 않느냐』는 대목에서는 간혹 청중들의 박수를 받기도 한다.
신민당 유세반은 박 공화당 후보가 유세 중에 한 말을 즉각 받아서 반박하는 작전을 쓰고 있으며 정치적 규탄과 경제공약 설명에 치중하던 처음과는 달리 월남파병, 한·일 문제 등 정책 비판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본사=공화당은 근대화 작업을 중단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신민당은 대중경제라는 것으로 이에 맞서고 있는데 이것을 발전(근대화)과 균형(대중경제)의 논쟁이라고 볼 수는 없을까. 양당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논리를 전개시키고 있는지.
▲김 기자=박 후보는 『2차 5개년 계획을 수행해야 하고 3차 5개년 계획까지 완수하면 완전히 공업화한 자립국이 된다』고 말했다. 확실히 그의 「비전」은 「발전」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그는 농·공 병진, 균형발전이라는 말을 빼놓지 않는다. 공장건설은 결과적으로 농민을 위하게 되는 일이라고 설명한다.
「1개군 1개 공장」 원칙으로 농수산물 가공공장을 세우겠다는 약속은 공업이 농업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는 인상을 주어 호감을 주고 있는 것 같다. 야당의 공약은 가공적인 인기전술이라고 규정했다.
▲이 기자=신민당은 『박 정권의 근대화가 특권층의 치부를 가져왔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곡가인상, 공무원봉급인상, 대기업세율인상, 중소기업세율인하 등을 약속했다.
재원 때문에 이 공약이 사실상 실현 불가능하다는 공화당측 비판을 받아 『막대한 정권유지비를 깎으면 충분히 실현할 수 있다』고 응수했다.
수천만원의 재원이 어쩌고저쩌고하는 말을 실감하지 못하는 농민들은 특히 이중곡가제라는 것에 호의를 갖는 것 같다. 신민당은 공화당의 공약을 「선심공세」라고 비난한다.
▲본사=이번 선거에서 한·일 문제, 월남파병 문제가 큰 쟁점으로 「클로스업」되리라고 처음엔 생각되었으나 선거전 중반에 이르기까지 이 문제는 크게 논란되지 않는 것 같은데….
▲이 기자=신민당은 18일 진주 유세에서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었다.
윤 후보는 『월남파병을 하지 않았으면 주한미군 1개 사가 철수했을 것』이라는 박 공화당 후보의 말을 『한·미간을 이간시키는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주월 한국군의 대우가 나쁘고 구식무기를 갖고 싸우는 것도 박 정권의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윤 후보는 파월 문제에 대한 근본 정책, 구체적 대안은 「터치」하지 않았다. 단지 파월로 인해 한국이 국제적으로 고립되었다고 판단했다.
또 한·일 문제에 대해서도 『대등한 입장에서 조약이 체결된 것이 아니고 현재도 대등한 관계에 있지 않다』고 현상 비판에만 치중했다.
▲김 기자=박 후보는 한·일 국교정상화나 파월은 『누가 언제하든 해야 할 과업이었다』고 설명했다.
파월로 오히려 방위력이 강화되었으며 한·일 국교정상화로 양국간의 경제협력은 한국의 경제건설사업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본사=박·윤 두 후보는 현실파악을 달리하고 있는 것 같다. 또 신민당 측에서는 사상논쟁을 재연하고 있는데 그 전망은 어떤지….
▲김 기자=박 후보는 더욱 노력해서 자립-통일의 길에 나서자고 호소했다. 그는 정치활동의 자유, 언론의 자유가 있기 때문에 현 정권이 독재라는 표현은 당치 않으며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야당은 부패라는 말을 쓰지 못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이 기자=윤 후보는 정보정치, 부패권력분자, 특권재벌을 3대 공적으로 삼았다. 또 찬조연사는 『박정희씨는 사상적 방랑아』라고 말했으나 사상논쟁이 앞으로 크게 번질 것 같지는 않다.
▲본사=대도시 유세는 이제 고비에 들어서는데 앞으로 서울 등지에서 있을 유세에 양당 유세반은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가.
▲김 기자=공화당은 투표일을 며칠 앞두고 이 달 말께 서울에서 강연회를 가질 예정인 것 같다. 공화당은 대전·전주 유세를 성공적인 것으로 보고 그 세를 끝까지 밀고 나가 서울 유세를 「피크」로 삼으려는 것 같다.
서울·부산·대구 등 유세에서는 정치적인 발언도 있으리라는 것이다. 청중동원에도 총력을 기울이는 것 같다.
▲이 기자=신민당은 폭로·규탄 전술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22일의 서울 유세를 고비로 결정적인 「붐」을 일으킬 계획인데 이 때문에 주말께부터는 선거전이 더욱 가열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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