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 연장보다 삶의 질 향상이 더 중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0면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노화학회에서는 노화방지 사설 클리닉들도 자신들의 호르몬 칵테일 요법 시술 결과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이 요법은 아직 의학 교과서에 오를 정도로 공인된 치료는 아니지만 점차 효능에 대한 검증이 이뤄져 학회에까지 발표되고 있는 것이다.

호르몬 칵테일 요법을 주도하고 있는 곳의 하나인 미국 크로노스 클리닉의 크리스토퍼 휴워드(사진) 연구소장을 만나봤다.

크로노스 클리닉은 1998년 미국 애리조나 스커스데일에 설립된 사설 노화방지 클리닉. 의사.약사.연구원 등 2백50명의 인력이 있다.

"현대의학의 병폐는 질병 위주 사고(思考)입니다. 의사들은 항상 질병에 신경을 씁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질병의 유무가 아니라 환자가 최적의 건강(optimal health)상태에 있는지 여부입니다."

휴워드 소장은 호르몬 칵테일 요법이 질병의 예방과 치료보다 컨디션 향상에 불과하다는 비판에 대해 이렇게 반론을 제기했다. 진정한 의미의 노화방지는 수명의 연장보다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혈압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수축기 혈압이 140 이하면 정상입니다. 139나 120이나 모두 정상, 즉 고혈압 환자는 아니지요. 그러나 120이 139보다 훨씬 최적의 건강에 가깝습니다."

질병이나 증상이 없어도 개인의 체력과 기분상태 등 컨디션에 따라 건강 수준이 현저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체 간부 등 부유층이 찾는 크로노스 클리닉은 먼저 혈액검사 등을 통해 호르몬 농도를 측정한 후 개인의 체력 상태에 따라 전문의들이 맞춤형 칵테일 요법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검사에서 처방까지 드는 비용만 6천달러에 달한다.

이곳에서 개발한 처방은 한국 내 분원인 제롬 크로노스클리닉(원장 이무연)을 비롯해 싱가포르.터키.영국 등에 개설된 프랜차이즈 병원에 적용된다.

그러나 크로노스를 비롯한 사설 노화방지 클리닉의 호르몬 칵테일 처방법이 학회 등에서 공개적으로 검증받은 것은 아니다. 아직 몇몇 전문가들의 비방 차원에 머무르고 있는 셈이다.

애리조나=홍혜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