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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떠나는 ‘맏형’ 김진태 대검 차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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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김진태

김진태(61·사법연수원 14기) 대검찰청 차장이 3일 퇴임식을 갖고 검사 생활 28년을 마감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수사(1995년)와 한보그룹 정·관계 로비 사건(97년) 수사에 참여한 그는 검찰 내 대표적 특수부 검사 중 한 명이다. 김 차장검사는 퇴임사에서 “검찰에 권한이 있다면 그것은 주권자인 국민의 것이지 검찰인의 것이 아니다”며 “검찰인은 오직 매사를 국민의 뜻에 따라 바르고 제대로 처리해야 할 책임만 있다”고 당부했다.

김 차장은 지난해 12월 이른바 ‘검란(檢亂)’ 이후 검찰총장 권한대행으로 4개월간 흐트러진 검찰 조직을 안정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불교학에 조예가 깊은 김 차장은 지난 1일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자유인으로 가보고 싶은 곳이 파노라마처럼 떠오른다. 제왕의 자리를 박차고 자유를 찾아 떠난 싯다르타 태자의 길을, 내 조상의 영혼이 생겨 흘러 왔다던 바이칼 호수가를, 평생을 흠모하고 비판했던 제갈량의 무후사(武侯祠)를 가보고 싶다”는 글을 남겼다.

 심우정 대검 범정2담당관은 송별사에서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 글귀 중 ‘세한연후지송백지후조’(歲寒然後知松栢之後凋·날씨가 추워지고 나서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시들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가 생각난다”며 김 차장을 기렸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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