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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선거본부를 「노크」한다.(2) - 신민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는 직결되어있다. 대통령 선거에 소극적인 지구당 위원장은 국회의원 공천을 주지 않을 것이며, 또 대통령선거 득표성적에 따라 중앙당의 유세 및 자금지원이 배려될 것이다.』 신민당의 지휘탑인 윤보선 대통령후보 선거사무소의 지시 제1호다.
선거 사무소가 자리잡은 관훈동 신민당 중앙당부-. 이 집은 두 달전까지는 유진오씨를 대통령 후보로 지명해 두고 있던 전 민중당사-.
「야당 단일화가 국민의 여망」이라는 명분에 밀려 민중·신한 양당이 하나로 어울렸지만, 통합을 영글게 할 새도 없이 선거전에 부딪친 지휘탑은 우선 두 세력이 하나로 뭉쳐 전선에 서도록 하는 채찍질이 필요했던 것.
선거대책 본부는 선거운동의 지휘탑이고, 또 당 운영의 전권기구다.
매일 아침 간부회의가 열린다.
윤보선 후보·유진오 당수·장기영 선거사무장·고흥문·정해영·전성천 사무차장, 그리고 조직·선전·정책 등 6개 분과위원장이 이 회의의 「멤버」.
당조직과 선거운동을 병행시켜야 하는 지휘탑은 일이 밀린다.
지구당의 결실진행도·유세반의 편성·선전 「포스터」·유세자료, 그리고 그날 그날의 선전활동 등 의제는 다채롭다. 『X구당 결성대회 장소사용이 불허되었다.』『X지구에서는 동 서기가 친야 선관위위원에게 사퇴를 종용했다.』이런 보고가 있을 때 마다 윤 후보의 얼굴은 상기되고 대변인의 대립 공격의 도가 높아간다.
『지난번 선거때 보다 이번엔 야당표가 훨씬 늘거야. 흔히들 먼젓번 선거때 추풍령 이북에선 야당이 이기고 그 이남에서는 박정희씨가 이겼다고 하지만, 내 생각으로는 전국적으로 야당이 이긴 것 같애. 추풍령 이남은 원래 야당성이 강하니까. 관권의 탄압을 더욱 심하게 받고 또 개표 부정도 심했을 거야.』 윤 후보의 술회 섞인 전망이다.
이른바 「3대 공적」을 들어 공화당의 비정을 규탄하고 「5대 맹우」들을 위한 신민당의 정책을 제시하고(윤씨의 제주 발언)막바지에서 다시 부정의 내막을 실감나게 폭로하는 선전활동, 그리고 선거 부정을 감시할 소수일지라도 투쟁력 있는 조직확보가 선거전략의 줄거리다. 선전활동의 과녁은 선거「붐」과 야당 「붐」-. 후보당 수반·각 도 담당 중진반·청년 기동반 등 유세반이 전국을 누비며 문젯거리를 찾고 철저히 대결한다는 기본지침- 이 지침에 따라 매일같이 포문이 열리고 있다.
표의 감시병 확보를 위해 지휘탑은 『모든 지구당 위원장은 결당 10일 이내에 각 투표구 참관인과 정당추천 선관위위원을 선정, 일단 중앙당에 보고하라.』는 지시 제2호를 내놓았다. 얼마 후에는 점검반도 내려보내기로 계획을 짰다.
야당은 자금이 없다고 한다. 지휘탑 회의에서도 돈 문제가 나오면 모두가 입을 다물기가 일쑤라는 얘기다. 그래서 공화당 같은 「매머드」조직이나 다채로운 전략은 엄두를 내지 못한다. 그러나 적어도 겉으로는 이것을 대단한 걱정거리로 내세우지 않는다. 지금까지는 지휘탑 「멤버」의 헌금으로 꾸려왔지만 이것만으로는 목표액의 절반에도 미달한다. 이 때문에 윤 후보는 전국구 국회의원 일부를 헌금으로 메울 구상이고 재빨리 이 소식을 들은 당 안팎의 전국구 지망생은 윤 후보의 자택 안국동 8번지에 걸음이 잦다.
또 한편에서는 『전국구를 돈과 바꾼대서야....』라는 불평도 따른다. 지휘탑은 돈 문제로 서로 얼굴을 붉히게될지도 모른다. 어쨌든 아직도 혼성부대의 색깔이 짙은 신민당 선거전선- 이 혼성부대가 총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일- 이것이 지휘탑이 안고 있는 무거운 사명의 전부이다. <이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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