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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이이일론 이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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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중공의 철학계는 「1+1=1」이라는, 이른바 수수께끼 같은 「합이이일」론을 가지고 대 논쟁을 벌인 일이 있었다. 당 간부인 양헌진 에 의해 제창된 이 중공식 수학은 「절충」·「타협」·「조정」과 통하는 수정주의의 일맥이다.
「혁명의 밀월」을 배격하는 「영구혁명」논자인 모택동은 『반변증법적·반동적인 「브르좌」적 세계관』이라고 칼을 들었다.
그가 지적하는 양 이론의 근본적인 결함은 계급투쟁을 부정하고, 계급조화를 이끌어 들이는 「수정」적 논리라는 것이다. 모 는 재빨리 「일분이이」론이라는 공식을 전개했다. 계급은 끊임없이 투쟁하며, 그것이 곧 혁명의 전진이라는 모 의 이론에 뿌리를 편 수학이다. 「문화혁명」은 그것을 「핵」으로 하고 열풍처럼 중공대륙을 들끓게 만들었다. 모 의 계산대로 혁명이 척척 들어맞지는 않았다.
지난달 모 가 잠정적인 후퇴를 선언한 것은 중공내부의 혼돈을 적나라하게 노출시켜준, 모로서는 민망한 지경의 현실이었다. 「실권파」의 뿌리는 대륙의 암반부분까지 뒤엉겨 있어 섣불리 흔들 수가 없었던 것이다.
최근의 형편을 보면 모 의 수학은 또 한번 재주를 부리고 있다. 「1+1」은 「1」이라는 논리에 칼을 휘두르던 그가 어느새 「1+1+1=1」이라는 초 고등수학을 풀이하고 있는 것이다. 「혁명대중 조직의 책임자」와 「현지(지방주둔군대표」와 「혁명적 지휘간부」가 삼위일체로 합해야 한다는 「삼결합」론이 그것이다. 춘경이 끝나면 「삼결합」은 또 한번 대륙을 석권할 모양이다.
이번의 「삼결합」혁명은 지방주둔군까지 참여하고 있으니 미성년들의 「와글와글」보다는 훨씬 체계도 있고, 살벌한 「파워」도 있고, 「패닉·무드」(공포분위기)까지 가중될 것이다. 궁금한 것은 실권파의 신발명공식이다. 모 의 「화해」라는 안락의자에 앉아 봄볕이나 즐기고 있을 리는 만무한 그들일테니 말이다.
그동안 미·소 는 한결 부드러운 「무드」로 영사조약을 맺었으며, 핵확산방지조약에도 한 발짝씩 가까워지고 있다. 「수수께끼」수학에나 여념이 없는 중공은 이럭저럭 소외감만 자청하고 있는 꼴이 되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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