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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입시의 시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작보된 바와 같이 어제 16일, 진해에서 열렸던 전국 시·도 교육감회의에서는 당면한 제반 현안문제에 대해 몇 가지 중요한 언질이 문 문교의 입을 통해 주어졌다.
이 날 문 문교가 밝힌 언약 중 특히 일선 교육계와 일반 학부형들의 관심을 끈 것은 ①종래 각급 학교별로 설정됐던 한계호봉제를 철폐하겠다는 것과 ②중학교의 입시 시기를 11월로 앞당겨 실시할 수 있도록 고려하겠다는 언질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문 문교는 이 밖에도 이 회의에서 ③매년 농업계 고교 10개교를 공업계로 전환한다. ④올해 안으로 전국 11개 도시에 청소년 직업학교 42개교를 신설한다. ⑤내년도에 중학 1천50개, 고교 5백개의 학급 신·증설을 실현하되 확충원칙은 대체로 대도시의 경우에는 변두리에 치중한다. ⑥국민교 교장의 권한을 확대, 기성회비 등의 자율적인 운용으로써 특색 있는 학교를 만들게 한다. ⑦교육감의 처우를 도지사 급으로 하도록 절충하겠다는 등등, 매우 고무적인 언질을 준 것으로 전해진 것이다.
먼저 한계호봉제의 철폐에 관해서는 지난 3월 3일, 국회 본회의가 채택한 대한교련 측의 「교육공무원 처우개선을 위한 청원」을 정부에 이송함에 있어 붙인 의견서에도 명시돼 있듯이, 그러한 한계 봉제도의 철폐가 단일호봉제라는 교육공무원 보수제도 자체의 충실한 시행을 위해서도 당연 이상의 당연지사라고 할 수 있을 줄 안다. 이로써 국민학교 교사도 최고 1호봉까지의 보수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은 교원의 사기를 전반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물론 크게 환영할 만한 일이라 하겠으나, 우리는 차제에 정부가 교원에 대한 각종법정수당의 지급을 실천할 것과, 또 그밖에도 곳곳에서 산견되는 교원보수제도 자체의 모순을 용감히 시정해 줄 것을 거듭 촉구코자 한다.
중학입시의 시기문제는 이제 단순한 교육적인 문제라기보다 하나의 커다란 사회문제로 화한 느낌이 있다.
대한 어머니회를 비롯한 몇몇 사회단체들이 입시 시기를 11월로 당기기 위해 서명운동을 벌이게 된 것도 이 때문이라 생각되기는 하지만, 만일 중학입시를 그토록 당겨서 실시할 경우 국민교 교육에 초래될 4개월간의 공백을 어떻게 방지할 것인가 하는 교육적 고려를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전반적인 입시제도의 개선과 함께 학년초를 차라리 4월로 환원시키는 안을 신중히 검토해 보는 것이 좋을 듯 싶다. 다만, 조령모개 라는 비난을 듣지 않도록 모든 문교 시책의 수립과 그 변경에 있어서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두고 광범위한 검토를 가하는 신중을 잃지 말기를 바란다.
농업계 고교의 공업계에로의 전환문제, 청소년 직업학교의 설치문제, 그리고 지난 1월 국회에서 통과를 본 교육법 개정에 따르는 현직 교원 재교육을 위한 대학과정 설치 문제 등은 우리나라 학교교육뿐만 아니라, 광범한 사회교육의 전 영역에 걸쳐 중요한 전기를 이룩하게 될지도 모르는 문제들이라고 할 수 있다, 경제개발계획의 실시에 따르는 인력수요의 충족이라든지, 선거를 앞둔 모종의 정책적 고려라든지 하는 근시안적인 시야를 한 걸음 넘어서서, 우리는 한국교육의 올바른 발전을 희구하는 마음에서 문 문교가 밝힌 이번 몇 가지 언약이 어김없이 실시되고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될 것을 기대코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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