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수술보다 현 체제 유지중점 낙천자 반발로 선거전략에 혼선우려 평점기준엔 당성·「사생활」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 치열하던 공화당의 지역구 공천경쟁은 현역의원 23명 탈락, 54명의 원외인사진출 등 몇 가지 양상과 여·야대결의 새로운 전망을 던지며 13일로 끝났다. 이번 공화당의 공천결과는 전국 1백 31개구 중 현역의원 77명(지역구출신=64명·전국구출신=13명)과 29명의 원외지구당위원장 등 모두 1백 6명의 현 위원장을 공천함으로써 수술보다 「현 체제」유지에 중점을 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25개구에 대해서만 이번 공천작업에서 「당선위주」 또는 「체질개선」등의 명분으로 현역의원이나 지구당위원장이 아닌 사람으로 바꾼 셈. 다만 공천 받은 29명의 원외지구당위원장 중 김병삼(목포)·이호범(나주) 씨 등 15명은 공천을 위해 올해 들어 위원장을 맡은 것이므로 지난 선거 때와 비교해 실제 새로 등장한 인물은 40명으로 꼽을 수 잇다. 따라서 이들이 포함된 54명의 원외인사 중 지난 선거 때에 이어 재 공천된 사람은 14명. 이런 결과는 이번 공천이 현실에 충실하려는 「안이한 것」이라는 평과 함께 공천작업에 참여했던 어떤 간부도 『하다보니 체질개선이란 이상보다 현실의 비율이 더 강조되고 말았다』고 아쉬운 표정을 짓기까지.

<몇 갈래 당 외적영향>
○… 이번 공천은 심사기준과 몇 갈래 당 외적 영향력이 있었을 것을 보이는 복잡한 과정 때문에 많은 내부적 진통을 겪었던 것 같다. 현역의원 23명이 탈락되기까지는 두세 번씩 명단이 뒤바뀌었고 일단 확정되었던 여주·양평 임실·순창 함안·의령 등 3지구는 막판에 다시 뒤집히는 등의 곡절을 겪었던 것.
현역 의원의 낙천이유에 대해 한 실무자는 『정치인으로서의 기본자세 즉 입법활동, 당성, 지구당관리, 당선가능성 등과 사생활에 이르는 30여개의 평점기준에 의해 결정된 것』이라면서 『그러나 5~6명을 제외한 대부분의 의원들은 총재의 재량에 맡기기 위해 복수로 추천했었다』는 것. 그러나 국회상임위원장을 지낸 김종갑 최영두 박승규 정헌조 의원등 23명이 탈락되고 말았고, 이들을 도별로 보면 경북이 7명으로 가장 피해가 크고 전남이 5명, 강원·충남이 각 3명, 충북 2명, 경기·경남·전북이 각 1명, 서울·부산·제주엔 단 1명의 탈락자도 없었다.
○… 공천작업과정에서 역시 발언권을 많이 가졌던 측은 김종필 당의장·길재호 사무총장 등 「사무국」쪽이었다고 보는 측이 많다. 엄민영 내무장관·이후락 청와대 비서실장·김형욱 중앙정보부장 등 당 밖의 청와대측근의 영향력도 적지 않게 미친 것으로 엿보이지만.
공천된 원외인사 중 사무국출신인 윤위영· 박상운·정직래·이현재·정대협·이호범·김대진·정한용씨 등 20여명과 최익규·윤재명 씨 등 김 당의장이 여러 차례 언급한 「당중심공천」이 꽤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볼 때 당무위원들은 사실상 별로 영향을 못 미쳤으며 지난 9일 공천후보자 추천을 위한 당무회의때도 위원들은 표결을 하지 않고 의견만 말한 다음 모든 조정을 당의장에게 넘겨 불과 6시간 동안에 일사천리로 1백 31개지구를 처리했다는 것. 그래서 어떤 당무위원은 『하나로 조정하지 않고 복수로 추천할 바에야 무엇 하러 회의를 하느냐』고 불평을 했다는 후문도 있다.

<한두 군데 바뀔 가능>
○… 대통령선거지구당 대책위원장형식으로 공천자가 임명됐으므로 실제 공천에서 한 두군데 바뀔 가능성도 없지 않아 있으나 발표된 진용으로 국회의원선거에 나설 것이 거의 확실하다. 이럴 경우 공화당은 1백 31개 지구당 중 승리가 확실하다고 보는 곳은 40여개, 야당과의 백중지구 약60개, 약세지구 30여개로 전세를 맞을 것이며 60여개의 백중지구 중 50%인 30개구서 승리한다고 보아 지역구서 모든 73~75석을 확보, 전국구의석 22석을 합쳐 결국 95~97석을 차지하게 되리라는 것이 사무국실무자의 가장 줄여 잡은 관측이다.
야당통합이전에는 1백 10석 이상을 내다봤으나 최근 판단으로는 1백석 전후로 본다는 것. 특히 경남북에서 6~7석, 전남북에서 5~6석, 충남북에서 2~3석 씩 줄 것으로 보고 그 대신 서울·경기·강원 등에서 4~5석 늘어나 모두 9~11석 정도 지역구에서 준다고 예상.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