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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희 선생 유일의 유묵 가신지 반기만에 세상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그가 순국한 지 반세기 뒤 고미술 애호가 조광현(55·서울 견지동) 박사에 의해 처음 공개되는 고인의 유묵은 「수월명」 3자를 가로 쓴 액자이다. 욋과의사인 조 박사는 거기 그의 뜻과 모습이 담긴 단 한 점의 필적을 혼자 간수하기 송구스러워 세상에 보인다고 말했다.
종교사상가이며 애국투사로서 전란과 망명, 그리고 옥살이로 일생을 마친 손병희씨는 유가족이나 친지에게마저 한 조각 필적을 남기지 못했다.
이번 알려진 횡액은 가로 1.2「미터」, 세로 50「센티」의 비단폭에 쓴 먹글씨로 『물과 달이 밝다』는 천도교 교의를 담은 글귀. 수는 천도교조 수운 최제우, 월은 2대 교주 해월 최시형에서 각각 집자했다. 손 씨는 천도교 3대 교주로 1921년 옥살이 중 병보석 되자 62세로 세상을 떠났다.
이 유묵은 고 오세창씨가 간수하던 바였는데 최근 조 박사에게 양도되면서 공개된 것이다. 행서로 건실하게 쓴 비단폭 위엔 「만화귀일」을 비롯하여 그의 이름과 호를 새긴 낙관이 고인의 체온을 한결 따뜻이 전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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