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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의 사장들|「하버드」대 경영교육계획에 참가한 미 실업인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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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배움이 힘이다』『모르면 도태된다』는 사상이 미국실업계에 번지기 시작했다. 백발이 성성하고 대머리가 까진 대기업체의 경영간부들이 각 대학에서 실시하는 경영 및 관리학을 배우겠다고 앞을 다투어 몰려오는 실정. 지난주 미국과 서방세계에서 몰려온 1백61명의 실업계 거물들이 13주간의 「스파르타」식 기숙생활도 각오하고 3천25「달러」의 입학금을 물고 「하버드」대학 고등 경영교육계획에 참가했다.
이들 중에는 「채스·맨해턴」은행부총재, 「록히드」항공회사 부사장, 영국공군 소장등 쟁쟁한 인물도 끼어있는데 이들의 평균나이는 45세, 평균 연봉은 자그마치 3만「달러」다. 3개월의 교육 기간동안 대부분 처자식과는 완전 이별이며 아침6시부터 밤11시반 까지의 빈틈없는 하루일과는 그들 자신들도 상상못했을 정도다.
E&W담배회사의 「루이스빌」지배인인 「에덴스」(45)는 입학첫날 「파자마」바람으로 기숙사방에 앉아 『오늘이 졸업날 이었으면』하고 향수에 젖어 후회했다.
그들은 최신식 정량분석과 계산기의 신비스러운 이용도를 배워야하며 실제의 기업 문젯점을 다루는 「케이스」연구와 맞부딪쳐야 한다. 하루는 신입생 80명을 강당에 모아 8년동안 7백만「달러」의 판매고를 올리고 최근 1백30만「달러」짜리의 회사를 사들인 「미드웨이·푸츠」라는 제과회사의 문젯점을 다루었다.
물가 시세표등 많은 자료를 받고 회사의 현 상태·성장원인·장차 문제등을 분석해야 했다. 사장의 치밀한 계산이라는 등 사장의 육감이라는 등 갑론을박. 그 후 바로 그 사장이 초대되어 그들과 직접 토의를 한 후 그들은 자신들의 분석과 전망이 얼마나 어리석었는가를 알게 됐다.
처음에는 이들은 회사의 특별 유급휴가로 또한 개인적인 승진의 기회로 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사실 우량회사들은 보다 능률적이고 최신식 경영방법을 아는 경영간부들을 절대 필요로 한다.
한편 대학측의 입장은 『전문가를 양성하고 그들을 고착적인 관념에서 해방시키는 일이 목적』이라고 말한 「하버드」의 「안드류즈」교수의 말로 요약될 수 있다. 미국에서도 회사간부들을 재교육시킨다는 풍조는 아직 생소한 편.
이의 발단은 43년 군수품 생산을 위해 정부와 「하버드」와 「스탠포드」대학에 청부회사들의 간부재교육을 의뢰한 때부터다. 「하버드」는 지금까지 미국을 비롯, 각국의 1천개 이상의 회사에서 온 약9천명을 졸업시켰는데 「웨스트 모얼랜드」주월사령관도 이 학교 졸없생.
「스탠포드」대학은 종전 후 이 계획을 중지, 52년 다시 계속했고 49년에 와서야 비로소 「피츠버그」대학에서 뒤따라 왔다.
그러나 금년엔 35개 대학에서 기숙사를 낮추고 늙은 학생들을 부르고 있는데 35세에서 55세사이의 약3천명이 각 대학에 입학할 것 같다. 그 외 기숙생활을 하지 않는 「세미나」, 자기회사 독자적으로 실시하는 재교육에 수만명이 응할 것이라나. 한 기업 진단회사 부사장인 「아트킨슨」이 「시카고」대학에서 『대학은 새 세대를 창조하고 있다. 따라가지 못하면 낙오자가 된다』고 실토한데서 엿볼 수 있는 것 같이 『학교로 돌아가자』는 열의가 어쩌면 세계 최부강국의 원동력인지 모른다.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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