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4월 4일 안드로이드를 보라"고 말한 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다시 한 번 페이스북 스마트폰 개발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번 소문은 페이스북이 하드웨어 시장에 진출한다는 것이 아니라 페이스북 운영체제(OS)를 선보인다는 점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동안 페이스북폰 제조사로 지목돼 온 대만 HTC도 연관돼 있다는 분석이다.

28일(현지시각) 외신들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주요 언론에 “와서 우리가 안드로이드에 지은 집을 보라”라는 내용의 초대장을 발송했다. 다음달 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맨로파크에서 개최하는 언론행사를 예고하는 내용이다. 일각에선 페이스북이 새 안드로이드용 애플리케이션(앱)을 발표하는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단순히 앱 업데이트 발표라고 하기엔 행사 규모가 크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번 초대장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안드로이드’다. 구글 모바일 OS를 직접 언급해 페이스북이 모바일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IT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소식통을 인용해 “페이스북이 안드로이드 OS를 (자사 서비스에 맞게) 수정해 발표한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페이스북의 4월 초 언론행사는 HTC 단말기에서 작동하는 새로운 안드로이드 OS를 발표하기 위해 열린다”고 말했다. “안드로이드를 완전히 뜯어 고치는 것은 아니고 페이스북의 일부 기능을 (OS에) 맛깔나게 집어넣었다”는 것이다.

애플이 지난해 선보인 iOS6에는 페이스북 글·사진 업로드 기능이 통합돼 있다. 안드로이드 버전은 이보다 다양한 페이스북 기능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테크크런치는 “이전에 ‘페이스북 홈’이라는 프로젝트에 대한 소문을 들은 적 있다”며 “(이번 OS는) 모바일 OS 홈 화면(기본화면)에서 페이스북 뉴스피드를 곧바로 볼 수 있는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지난해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페이스북폰은 없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이 때문에 페이스북의 하드웨어 사업 진출설이 시들해지기도 했다. 그러나 테크크런치는 “페이스북이 하드웨어 단말기를 제조하지는 않지만 소프트웨어인 OS를 개발하고 나섰다”고 분석했다. 하드웨어는 HTC가 만들고, 소프트웨어는 페이스북이 담당하는 형태다. 저커버그가 “다양한 단말기를 아우르는 시스템 개발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 것도 OS 개발에 힘을 실어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페이스북 OS팀원 중 일부가 페이스북을 떠났다는 점을 지적했다. 최근 드롭박스로 자리를 옮긴 개발자 라스무스 앤더슨도 그중 한 명으로 꼽힌다.

IT전문매체 씨넷도 “이달 초 유출된 HTC 단말기 ‘미스트(Myst)’는 페이스북을 위한 것이라는 소문이 있었다”며 테크크런치의 주장에 동조했다. 미스트는 듀얼코어 1.5GHz 스냅드래곤 프로세서, 1GB RAM, 1280 X 720 해상도 4.3인치 디스플레이 탑재한다. 안드로이드 4.1.2 젤리빈 OS로 구동되는 단말기라는 소문이다.

미스트는 풀터치 화면 스마트폰이다. 이전에 등장했던 페이스북 최적화 스마트폰인 HTC ‘차차’와는 차이가 있다. HTC 차차는 물리적인 쿼티(QEWRTY) 키보드를 장착하고 있으며 한 구석에 페이스북 앱 구동 버튼이 존재했다. 미스트에서 이 같은 사양을 찾아볼 수는 없지만 “HTC가 AT&ampamp;T와 손잡고 페이스북 전용 스마트폰을 개발한다”는 소문이 함께 따라붙었다.

페이스북이 최근 메신저 앱을 통해 무료통화를 제공하는 것도 페이스북 OS를 추측할 수 있는 부분이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말부터 미국·캐나다에서 무료통화 기능을 시범서비스 했으며 지난주부터 전 세계 시장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28일부터는 국내에서도 무료통화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조민형 기자 jominh@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