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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 '위작 시비' 가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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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 한국미술품감정협회가 위작으로 판명한 이중섭의 ‘물고기와 아이’.

㈜서울옥션의 경매를 계기로 제기된 화가 이중섭(1916~56)의 그림 진위(眞僞) 논란이 화랑가로 퍼져가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미술품감정협회는 30일 낮 기자회견을 열어 "전문위원 수십 명이 감정한 결과,'물고기와 아이'는 가짜임이 분명하고 '가지' 등 참고자료로 본 3점도 진품인지 확신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22일 일본에서 건너온 이중섭의 둘째 아들 태성씨가 "유족의 소장품을 의심하는 국내 전문가의 시선이 불쾌하다"며 공개 대면을 제의한 뒤 나온 첫 공식 대응이다.

한국미술품감정협회는 위작의 증거로 서체(서명), 도상, 물감, 선묘 등 그동안 200여 점의 이중섭 진품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해 뽑은 그림을 내놨다. 회화수복 전문가인 최명윤씨는 "수십 년 현장에서 쌓아온 과학감정을 바탕으로 내린 결론"이라고 말했다. 이중섭 평전을 쓴 미술사가 최석태씨는 "위작이라 감정한 그림에는 본을 대고 그린 듯 선을 따라 누른 자국이 있었고, 필선도 화가의 특기인 한 획이 아니라 여러 번 겹쳐그린 덧칠이었다"고 설명했다. 감정협회는 4월 12일 오후 2시 서울 사간동 출판문화회관 강당에서 양측의 진위공방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연다.

이에 대해 유족 측인 '이중섭 예술문화진흥회'도 토론회에서 엄정하고도 단호한 입장을 밝혀 진위 여부를 명백히 가릴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02-739-1291.

정재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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