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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경협」과 일본의 자본 자유화|업계 의견 종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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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자본 자유화와 산업 재편성 - 일본 경제가 당면한 과제는 서로 표리 관계를 이룬 이 두 가지로 집약되고 있다. 이미 93%를 달성했다는 무역 자유화와는 달리, 자본 자유화는 외국의자본과 기술이 일본 경제의 내부에 반영구적으로 정착하는 것이므로, 그로 말미암아 외국자본에 기업 경영권을 뺏기고 국내 시장을 지배당하지 않겠느냐는 시비가 한창이다. 「개방체제」(자본 자유화)에 들자면 체질을 개선하여 국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산업재편성 논쟁이 따르고 있다. 【동경=강범석특파원】

<미 대한 투자의 중계>
○…『몇 년 전 한국이 일본의 자본 진출에 대해 경제 침략이라 하여 떠든 일이 있지만 현실로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지금은 그런 항의도 사그러졌다. 지금 일본이 해외자본의 대일 진출을 떠들고 있는 것은 몇 년 전의 한국의 단계와 마찬가지다.』 자본 자유화를 주창하고 있는 일본 「빅·비즈니스」의 연합체인 「경단련」의 석판태삼 회장은 주장하고 있다. 경단련은 오는 4월게 까지 자본 자유화를 구체화 할 예정이며 이와 더불어 기업합동 계열화의 산업 재편성도 촉진될 것이다.
일본 경제의 체질 변화는 한·일 경제협력에 여러모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파급효과에 관한 이곳 업계의 견해를 종합하면-

<기업의 합동과 계열화>
▼기업 합동은 과점을 빚게 되며 이것은 한국에 있어서의 일본 상사의 시장 점거율(쉐어) 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그 결과 일본측의 출혈경쟁(이른바 과당경쟁)이 배제되어 갈 것이다.
▼일본측의 과당경쟁 배제는 한국측 입장에서 볼 때 반드시는 달갑지 못하나 과당경쟁이 빚는 「스캔들」등 잡음이 덜해 질 것이다.
▼「세계적 기업」(월드·엔터프라이즈)의 대일 진출은 주로 미국 자본이 되겠는데 합판 이 진척되어 일본에 미국 기업의 「자회사」가 여럿 생겨나면 미국의 대한 투자에 있어 일본이 일종의 「중계」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미국 기업은 일본의 「자회사」로 하여금 대한 진출에 따른 「리스크」(위험율)를 타진하려 들기 때문이다.

<한국과 손잡을 부문도>
▼이는 미국의 대한 투자의 촉진제가 될 수 있을 것이며 여기에 얹혀 한·미·일을 잇는 자본 계열화도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미·일 합작이 진척되면 일본의 「자회사」가 미국의 「모회사」제품의 극동판매권을 독점할 경우도 예상된다.
한국이 그 제품의 판매권을 얻으려 할 때는 판매 독점권을 쥔 일본 상사를 거치게 될 것이므로 「마진」이 가산되어 그 만큼 수익을 잃게 될 것이다.
▼산업 재편성이 촉진되면 대기업과의 계열이 뚜렷하지 못하거나 「특제품」을 만들어 낼 수 없는 중소 기업은 급격히 사양화하여 특히 철공 금속 부문은 한국과 손잡겠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게 될 것이다.

<현재론 30%만 가능>
○…1964년 4월 선진 공업국의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일본은 줄곧 자본 자유화를 촉구 받아왔다. 특히 미국의 가압이 두드러지며 기업 조사로 이름난 미국의「비즈니스·인터내셔널」은 『2, 3년 이내에 일본은 불가피하게 자본 자유화를 단행하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경단련」이 구랍 내놓은 중간 보고는 ①외자에 대한 현행의 주식취득 제한 15%를 20 내지 25%로 완화하고 ②신규 기업의 대 외자비율은 50%까지로 되어 있다. 통산성은 약 백10종의 업종에 대한 실태 조사 결과 산업계의 70%는 당장 엔 자유화할 수 없다는 진단을 지난해 11월 제시했었다.

<과점 강화의 재편성>
미국의 「웨스팅하우스·인터내셔널」의 한 해외사업 담당 중역이 『대일 진출은 거기를 근거지로 삼아 제3국 시장서의 판매를 확장하는 데 있다.』고 말하고 있듯이, 일본의 자본 자유화- 산업 재편성은 「아시아」 경제에 대한 영향의 측면에서도 주목된다.
개방 체제를 둘러싼 이해 관계도 착잡하여 『위험하다 위험하다하여 그것을 소수의 대기업이 업계를 지배하는 과점체제 강화의 구실로 삼으려 하는 경향이 있다.』(중산일교대 명예교수) 『자유화를 위한 재 편성론이 재편성을 위한 자유화 론이 되고 말았다.』(중산흥은두취)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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