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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루」의 이미지는 살아있는가|유권자 2억5천만의 인도총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인도의 총선거는 15일 경찰의 삼엄한 경비와 폭력사태가 빚어지는 가운데 투표에 들어감으로써 실시됐다. 「간디」수상은 14일 「우타르·프라데시」주에 있는 그의 선거구 「알라하바드」에 자신의 부재자투표를 우송했다. 투표만도 1주일 걸린다는 인도의 총선은 공식적으로 8개 연방주의 2억5천만 유권자들이 임기 5년의 하원위원 5백20명과 주의원 3천5백명을 선출하는 거창한 정치행사다.
「캐슈미르」의 북부지방과 「히마잘·프라디시」의 일부 등 강설지대는 3월게 까지도 투표가 제대로 안돼, 총선의 최종 결과는 3월 중순 후에야 판명된다는 것. 따라서 새 정권의 탄생은 3월말이나 4월 초순께인 것이 통례이다.
그렇다해도 대세는 2월 하순쯤 가서 판명되기 때문에 새 정권 수립을 둘러싼 각 정파간의 흥정이 오가게 마련이다.
외신은 지난 세 번의 총선거를 경험한 인도사람들이 『이번 선거만큼 격렬했던 선거전은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하고 있다.
사실 「간디」수상은 지난 8일 「부마네스와르」유세때 반대파의 청중으로부터 야유와 돌을 맞아 코와 입술에 상처를 입고 입원까지 했었다.
그런가 하면 「차반」내무상과 「데사이」전 재무상 등 여당 수뇌자들도 유세강연회서 역시 선거방해를 받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세계최대의 규모라 할 인도의 총선거가 이렇듯 시끄러운 까닭은 무엇일까.
「빈곤의 대명사」처럼 불리는 인도에서 식량「데모」, 학생「데모」, 「우공을 죽이지 말라」는 단식 소동이 빚어지고 있는 것은 날이면 날마다 있는 행사(?)지만―.
언필칭, 물가등귀, 식량난, 외화위기, 5개년 계획의 실패에 따른 생활수준의 저하, 정치가의 부패·타락, 당국의 민중탄압을 드는 정치평론가도 많다.
그러나 다른 소식통에 의하면 「인도의 국부」로 추앙되던 고「네루」수상의 외딸 「인디라·간디」여사가 세월이 흐름에 따라 부친의 후광에서 엷어지고 있으며 돈줄인 재계 또한 국민회의파에 대해 「무조건 상납」을 꺼리게 된 데에 기인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고「네루」의「이미지」가 약5억의 인도사람들의 가슴속에 「믿음」을 심었던 것이다.
인도를 지탱하는 것은 국민회의파·관료조직·군 등의 세 기둥이다.
그런데 국민회의파는 최근 실정을 거듭 국민으로부터 불신을 받아왔으며 재계에서는 그들대로 비동맹외교노선을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인도재계는 「네루」가 죽은 후 국민회의파의 활동에 불안을 느껴 「회의파」뿐 아니라 자본주의 정당인 「스와탄트라」당, 「흰두」교 과격분자의 「잔·산」당 등에도 상당한 선거자금을 뿌렸다는 것. 뿐만 아니라 「비루라」씨 같은 재개의 대표 인물을 「라자스탄」주에 직접 입후보시키고 있다.
최신 보도는 여당인 국민회의파가 그런 대로 승리를 거둘 것이며 「라에·바렐리」에서 출마한 「간디」수상도 당선이 무난할 것이고 전하고 있다. 그 이유로 야당이 통일전선을 못 펴고 혼선을 빚고있는 점을 들고 있다.
따라서 야당후보자들은 함께 넘어질 염려가 짙다 하겠다. 그러나 국민회의파(현의석수 3백58석)도 그 내부는 여러 갈래로서 「한줄기」만은 아닌 것 같다.
그런데 야당인 우익계의 「스와탄트라」당은 3백석, 현재 14석뿐인 「잔·상」당은 50석 또는 1백석을 차지한다고 장담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승패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인도 재계의 향배로 해서, 총선후의 인도정국은 지방분권화와 좌경화의 길을 굳힐 것으로 보여진다. <이상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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