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항의와 감정의 절정 - 중·소는 단교할 것 인가(10문 10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중·소 대립은 이제 막다른 골목으로 돌입, 수정주의 타도라는 광마와 같은 「문화대혁명」의 진전·혼란상과 더불어 첨예화된 양상은 단교일보전의 아슬아슬한 위험 선상을 걷고 있다. 쌍방의 격화된 악감정은 상대방 대사관원에 대한 폭행과 학대로 발전하고, 중공은 심지어 주 북평 소련대사관 주변에서의 소 대사관원은 물론 다른 동구 외교관들의 신변의 안전 마저 보장할 수 없다는 노골적인 도발 행위로까지 나오게 하는 악순환을 조성했다. 중·소 대립의 현황과 전망을 10문 10답 형식으로 정리해 본다.

<중공 학생 구타에서>
①반소 「데모」 발단과 경위=지난 12월 26일 소련서 귀국하려던 중공 유학생이 「모스크바」의 「레닌」묘 앞에서 월남전과 관련하여 소련 규탄 「데모」를 벌이자 소련 경찰이 중공 학생들을 구타한데서 중공 전국에 반소 「데모」가 벌어졌다. 이 사건은 주 북평 소련외교관에 대한 중공 홍위대의 폭행, 소 외교관 가족 철수, 주「모스크바」 중공 대사관에의 소인 난입과 연쇄반응을 일으켰다.

<국내 위기를 대소로>
②소 태도=소련은 「모스크바」의 중공 학생 「데모」사건부터가 중공의 모·임파의 국내서의 위기를 대소 증오로 전환시키려는 술책에서 나온 함정으로 보았다. 수정 문주의 타도라는 문화혁명에서의 고전에서 수정주의 소련에 대한 증오로 국민 감정을 돌리지 않을 수 없는 사정이 자신들의 초조와 약체성을 여실히 드러내었다는 소련의 관측엔 전문가들의 견해가 거의 일치하고 있다.

<완화될 징조는 없어>
③문화혁명과 국제정세=중·소의 냉전은 문화혁명이 계속되는 한, 그리고 모·임 노선의 반소 정책이 변하지 않는 한 더욱 심각해 질 것이며 완화의 방향으로는 나가지 않을 것이다. 한때 친 중공으로 기울어졌던 북괴·일공 등의 자주노선 내지 친소적 경향은 더욱 짙어지고 중공의 고립화를 가일층 초래할 것이다. 문화혁명의 혼미상으로 인해 월맹에의 중공 영향력도 약화되고 있다.

<강한 중공에의 반항>
④중·소 대립과 중공지방 동향=「문혁」이 중앙에서 지방으로 파급됨에 따라 변경에 혼란이 생기는 경우의 소련 입장은 미묘해 질 것이다. 특히 중앙에 대한 반항화도 강하고 인종적으로도 소 변경 주민과 가까운 신강·내몽고 민들이 반기를 들고 독립을 선언, 소련원조를 청하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월맹 원조 더 난경에>
⑤월남전과의 관계=중·소 관계의 냉각화는 소련의 육로에 의한 월맹 원조를 더욱 어렵게 할 것이다. 해상으로의 원조 물자 수송엔 미군과의 직접 충돌의 위험이 있다. 그러나 중·소 대립의 격화는 거시적으로는 월남전 해결의 촉진제적 역할을 할 수 있다.
소련의 대 월맹 원조는 공산권에서의 지도자로서의 입장 유지와 중공세력 침투 배제에 목적의 하나가 있을 진대 중·소 대립 격화로 인한 월맹의 자주화 경향과 소련의 서방 접근은 화해 「무드」를 촉진하며 북폭만 중지하면 조정에 나서겠다는 「코시긴」의 최근 발언은 극히 시사적이다.

<「세계의 눈」이 집중>
⑥중·소 국경 문제=이념대립 이래 국경 분쟁이 끊이지 않았던 「아무르」 강동 북부와신강 북서부의 현 소령과 접하는 6천5백「킬로」 중·소 국경엔 중·소 대립 격화로 세계의 눈이 집중되어 있다.
설사 국교 단절로까지 악화하더라도 그 자체가 중·소를 군사적으로 대결케 할 것으론 속단할 수는 없어도, 소련은 현재 국경변에 군대를 강화하고 소련 수뇌는 국경 지대를 유세, 만일의 사태에 대비, 주민의 사기를 고무하고 있다.

<동구는 다극화 경향>
⑦소·동구 관계=중·소 대결은 공산 동구권 내에 미묘한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없다. 자주화·다극화의 움직임이 더욱 촉진 될 동구 제국에 대해 소련은 세계공산당 회의 개최 촉구로 해이해진 공산 진영의 단결을 시도하려 하고 있다.
이미 동구에서는 서방으로의 경사가 시작되고 「루마니아」, 「헝가리」, 「불가리아」는 서독과의 국교 정상화의 길에 나섰다.

<부정 못 할 동서 해빙>
⑧소·서구 관계=중·소 대립 격화는 동구 군소 국은 물론 소련을 결정적으로 서방측에 접근시켰다. 배후에서 중공의 위협을 느끼는 소련으로서는 서방측과의 융화를 부득이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작년 말 「코시긴」의 방불, 현재의 방영과 「윌슨」과의 회담이 소련의 대서 접근 자체를 단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중·소 대립이 깊어질수록 소련의 자세가 동서 해빙을 지향하는 효과는 부정될 수 없다.

<스스로의 불리 인정>
⑨단교 여부=중·소는 쌍방이 다 단교선언에 선수는 쓰려하지 않는다. 「코시긴」은 10일 영국에서 중공과 단교할 이유는 없다고 확언했다. 중공은 반수정주의 혁명에서의 어쩔 수 없는 한 과정으로서 반소 「데모」를 벌이곤 있지만 소련과의 단교에서 결과되는 국제적인 거의 완전한 고립 상태가 궁극적으론 스스로에게 불리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소련으로서는 공산권 중에서의 대국 중공에 최소한의 창구는 유지함으로써 상대방의 동향을 계속 주시하고 싶은 심정이며 단교는 소련의 월맹 지원에 결정적으로 불리하다.

<최소한의 외교관계>
⑩전망=소련은 곧 주 북평 대사관을 폐쇄할 것이라고 한 「유고」지는 예측했지만, 중·소는 소·「알바니아」의 사실상의 단교, 서독·「유고」의 단교에 비해 직접 국경선을 접하고 있는 만큼 단교로 인한 위기는 헤아릴 수 없이 크다. 소련의 강경한 항의와는 달리 최근 비교적 온화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소 당국의 기자회견에서도 엿볼 수 있듯이 당분간은 쌍방은 상대방에 대한 증오와 반감을 쏟아 놓는 대상인 대사 없는 대사관만 두고 항의 교환만 하는 최소한의 외교 관계만 지속 할 것으로 보인다. <이현석>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