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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도전자는 없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프로·복싱」세계「헤비」급「챔피언」인「캐시어스·클레이」가 WBA(세계「복싱」연맹)의 「챔피언」「어니·테렐」을 전원일치의 판정으로 물리침으로써 두 조각난 「헤비」급 선수권에 종지부를 찍었다. 「테렐」이 이제까지 WBA의 외로운 선수권 자였음에 비하여 「클레이」는 「복싱」계의 실질적인 왕자임은 물론 WBC(세계「복싱」위원회) 와「링」지의 인정을 받았던 무적의「챔피언」이었던 것.
그러나 「클레이」가 「테렐」을 물리치기 전까지는「테렐」도 제나름대로 「챔피언」임을 자부해 왔기 때문에 WBA와 WBC의 상극은 물론 전세계「복싱」계가 둘로 갈라져 혼미를 거듭해 왔다.
그런 뜻에서 7일의 「클레이」·「테렐」의 대전은 세기적인 대결이었고 이에 따라 관중들도 최근에 볼 수 없게 3만7천여명 이라는 많은 숫자를 기록 했었다.
결과는 예상대로 「클레이」의 승리로 돌아가자 「클레이」는 『「알라」의 아들인 나에게 다시 도전할 자는 누구냐?』고 자신이 회교도 신자임을 자부하면서 이제는 「클레이」를 당할 아무도 없음을 떠벌리고 있다. 「클레이」의 입씨름은 언제나 허무 맹랑하다는 것이 「복싱」계의 정평. 하지만「클레이」가 다음 도전자를 지명하지 않고 『나에게 도전할 선수는 이 지구상에 없다』고 떠벌리고 있는 지금에는 그저 어안이 벙벙한 듯 아무도 말을 못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클레이」는 이제까지 「리시튼」 「패터슨」 「추발로」, 「쿠퍼」, 「런던」,「밀덴버거」, 「윌리엄즈」, 「테렐」등 세기의 강호를 모두 때려 누여 사기가 중천하고 있으니까―. 이 통에 골탕을 먹는 것은 「프로모터」들.
「프로모터」들은 엇비슷한 상대가 있어야 「게임」을 붙일 수 있는데 「클레이」가 너무 독주하니까 앞으로 유력한 선수가 나올 때까지는 그저 먼 하늘만 쳐다보고 있을 판.
「프로모터」뿐만 아니라 흑인을 싫어하는 백인「팬」들도 당분간은 울분을 참아야 하고 「클레이」도 외로운 「챔피언」의 자리를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어둠 속에서도 한 가닥의 희망은 있는 것. 이번 「클레이」·「테렐」의 「타이틀·매치」를 주최한 「아스트로·챔피언 쉽」흥행 회사의「프레드·호프하이즈」씨는「테렐」이 예상을 깨뜨리고 판정으로 졌다는데 희망을 갖고 다시「클레이」·「테렐」의「게임」을 붙일 계획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일부에서는 최근 갑자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조이·푸라이저」, 「오스카·보나베나」, 「조니·퍼솔」등을 좀 더 성장시켜 「클레이」에 도전시키자는 설도 떠돌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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