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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공 문혁 기관의 「파리·코뮨」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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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지난 4일 북평 방송은 산서성 성도인 태원과 상해에 「파리· 코뮨」식의 지방 정권을 수립하였다고 전했다.
현재 걷잡을 수 없이 혼란을 겪고 있는 중공의 이른바 「무산계급 문화대혁명」은 이제 몇 차례의 고비를 넘겨 「파리·코뮨」식의 정권 수립 단계로 접어든 것이 사실인 듯 하다. 「파리·코뮨」으로 말하자면 일찌기 불란서의 공포시대인 1871년3월에서 5월까지 「파리」를 지배한 좌익 노동자의 정부이다.
중공은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작년 8월 8일 발표한 문화혁명 16개 항목 가운데서 문학혁명의 권력기관인 문화혁명소조(반)·문화혁명위원회·문화혁명대표대회를 궁극적으로「파리·코뮨」화 할 것을 이미 발표한바 있었다. 즉 전기한 문화 혁명 기관을 임시적인 것이 아니라 상설 영구 권력기관으로 하되 그 구성은 「파리·코뮨」모양 전면 선거제도로 한다고 하였다.
이로써 중공의 문화대혁명의 주류파인 모·임 일파가 기존 중공정권 당 조직 또는 인민대표자 대회를 「파리·코뮨」식의 문화혁명 기관으로 전면 대체 하려는 결정은 결코 최근에 한 것이 아니라 이미 문화혁명 16개 항목을 발표한 작년 8월의 제11차 중전회부터 였던 것이다. 중공이 「파리·코뮨」 식의 문학혁명 기관을 조직하여 모든 것에 대체 하려는 의도는 몇 가지 중요한 동기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모·임 일파는 그들이 적대시하는 수정주의, 수정주의 분자, 그들이 잠복하고 있는 기존 모든 조직을 타도할 뿐만 아니라 여태까지 음양으로 작용된 소련식 모방의 모든 기존 조직과 기구를 근본적으로 타파하려는데 있다고 보겠다.
그러나 중공이 현재 조직하기 시작한「파리·코뮨」식의 정권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아직도 많은 의문이 있다. 그 이유로서는 여태까지의 문화대혁명에서 주류파인 모·임 일파가 의외로 소수파로 고립돼있을 뿐만 아니라 반모파들의 지방할거 주의적 원심 작용을 자극하여 도처에서 반발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중공의 모·임일 파가 「파리·코뮨」식의 정권을 수립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그들 계획대로 최종 목표를 실현하는 단계에 들어갔다고 보겠으며 만약에 이에 성공하게 되면 반모파와는 그야말로 빙탄불상용의 새로운 이질적인 정권을 수립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중공이 「파리·코뮨」식의 정권수립에 들어감과 함께 중·소 관계가 더욱 날카롭게 험악해졌는데 이는 문화혁명의 목적과 성격과 또 단계적인 추이로 보아 능히 예상 할 수 있는 것이다.
중공의 문화혁명이 시초 수정주의 타도를 목적으로 해서 1965년 10월을 기점으로 중공내의 수정 주의자들인 오함·등척 등 북평시 당 간부의 비판에서부터 시작됐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문화혁명의 격화와 함께 수정주의의 총 본산인 소련에 대해서 중공이 가일층 반격을 가한다는 것은 능히 예상 할 수 있다.
따라서 중공내의 문화혁명의 궁극적인 단계인 「파리·코뮨」식의 정권 수립 착수는 중공의 격화된 반소 운동과 일치하지 않을 수 없으며 각각 그 성격은 다르지만 그 목적에 있어 합일하는 것이다. 현재 중·소 관계는 단교 선언 없는 단교상태에 들어간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모·임 일파가 중공내의 수정주의자를 반 당·반 사회주의·반 혁명으로 몰아 최후의 일격을 가하려고 살기가 등등하지만 그와 마찬가지로 소련에 대한 증오와 적개심은 그 극에 달했다고 보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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