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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사회공헌활동 활발

중앙일보

입력

#1 지난 3월13일 KB국민은행 일산연수원 대강당. ‘KB경제·금융교육 강사단 발대식’이 열린 이 자리에는 은행, 카드, 자산운용, 저축은행, 신용정보 등 KB금융그룹 계열사직원 중 경제·금융교육 강사로 활동하는 1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전국의 초·중·고교를 돌며 학생들을 대상으로 경제·금융교육을 무료로 실시할 예정이다. 한 참석자는 “한달에 한두 번씩 강의가 있는데 2주일 전부터 자료를 준비한다”며 “내가 가진 재능으로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다는 점에 큰 매력을 느낀다”고 말했다.

#2 지난 2월 27일 서울 서대문구의 달동네. KB카드 본점 직원 및 자녀 70여 명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다. 이들의 발길이 닿은 곳은 독거노인이 사는 집. 미리 준비해온 도배지와 장판으로 방안 곳곳을 발라주는가 하면 벌레를 잡고 소독까지 해주었다. 이들은 이날 하루동안 모두 독거노인가구 10곳을 방문해 같은 일을 반복한 뒤 생활용품을 전달하고 일터로 돌아갔다.

 금융기관이 착해지고 있다. 사회공헌활동을 통해서다. 과거 연례행사처럼 하던 기부나 봉사가 아니라 전문가들로 짜인 조직을 만드는가 하면 최고경영자가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기도 한다. 한 은행관계자는 “그동안 은행의 사회공헌은 본업으로 수익을 극대화한 후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식으로 의미는 있지만 한계가 있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의 수익가운데 상당부분은 수수료가 차지한다. 수수료 수입은 매출을 늘리려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확대되는 성격이다. 이 때문에 경제의 양극화속에 금융기관들이 자기 배만 불린다는 비난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금융업계가 벌어들인 수익의 상당부분을 사회에 되돌려 주어야 한다는 요청이 진작부터 있어왔다.

 따지고 보면 사회공헌활동은 금융기관 자체에도 이득이 된다. 국내외에서 발간된 각종 보고서를 종합해보면 사회공헌활동은 기업의 명성과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주고 고객의 충성도와 판매를 증가시킬 수 있으며 직원들의 소속감을 향상시켜 인재확보와 유지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다 보니 활동 대상도 장애인· 노인 등의 사회적 약자에게만 그치는게 아니라 교육이라든가 환경등의 여러 방면으로 뻗어나가는 추세다.

 KB국민카드의 경우 청소년·노인복지·환경·글로벌을 사회공헌 4대 메인 테마로 정하고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올 2월에는 4대 테마의 약자를 활용해 ‘YES, for Good’을 슬로건으로 제정하기도 했다.

 특히 청소년 경제·금융교육은 핵심사회공헌사업이다. 지난 해엔 임직원 320여 명이 서울·경기지역 초중고교 60개 학교 9800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했다. 수업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호응을 이끌어내고 강사 위주의 일방통행식이 아닌 다양한 사례 위주의 실용교육이다. 무엇보다 합리적인 소비마인드를 심어주는데 주력한다.

 환경 분야에선 금융권 최초로 공기오염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기 위해 나무를 심어 숲을 조성하는 사업을 진행하는 한편 청계천을 이용하는 많은 시민에게 깨끗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청계천 환경 지킴이’ 봉사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노인 복지 분야에서는 콜센터의 전화상담 재능나눔을 활용해 전국의 독거노인 130여명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2회씩 안부전화를 드리는 ‘독거노인 사랑잇는 전화’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와 함께 본사직원 290명이 무의탁 어르신 1만명을 대상으로 점심을 무료로 제공하는 명휘원 종로분원에서 무료 배식 봉사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글로벌 분야에서는 국내 거주 이주민들을 위해 다문화가정의 결속력을 강화하고 자립심을 제고시킬 수 있는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1년에는 다문화국가 페스티벌인 ‘필리핀의 날’ ‘태국의 날’ ‘베트남의 날’을 후원해 다문화 가정, 외국인 근로자들이 정보공유·문화 교류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지난해엔 다문화 가정을 대상으로 ‘Dream Day Camp’를 진행해 다문화 가정 아이들에게 직업 체험 및 문화 탐방의 기회 등을 제공했다.

<서명수 기자 seoms@joongang.co.kr 그래픽="이말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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