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자니아 기생충 감염률 40 →9%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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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코메섬 어린이를 진료 중인 채종일 교수.

“5년 전 주민 4만명 중에 1만5000명이 주혈흡충이란 기생충에 감염돼 있었어요. 그 후 매년 이곳을 방문해 2주 가량 머물며 검사·구충제 처방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19일∼2월 2일에 다녀왔는데 환자수가 3000명 정도로 줄었어요.”

 서울대 의대 채종일(61) 교수. 2009년 7월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코메(Kome)섬 지역으로 의료 봉사를 떠난 이후 5년째 봉사를 하고 있다. 그는 “기적같다”고 했다. 코메 지역 어린이의 주혈흡충 감염률이 40.6%에서 올해 9.8%로 줄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깨끗한 식수를 공급하기 위해 22개의 우물을 파고, 대변 검사·보건교육·투약을 실시한 결과다. 주혈흡충에 감염될 경우 치사율은 5∼10%에 달한다. 오염된 물에 사는 주혈흡충이 맨발로 걸어다니는 아이들의 피부를 뚫고 들어온다.

 채교수는 5년 전 빅토리아 호수의 코메섬을 주혈흡충 없는 섬으로 바꾸기 위해 충북대의대 엄기선·연세대의대 용태순·을지대의대 민득영 교수와 의기투합했다. NGO인 ‘굿네이버스’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왔다. 탄자니아 북부 므완다 지역엔 ‘굿네이버스’·KOICA와 함께 주혈흡충 예방치료센터를 설치했다. 가난한 환자들을 위한 무료 병원이다.

 “코메섬의 경우 1년 약값만 1억 원 정도 듭니다. 올해 말로 사업은 종료되고요. 앞으로 5년은 더 관리하고 투약해야 주혈흡충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데 걱정입니다.” 올 7월 다시 코메섬을 찾는다는 채 교수는 “과거 기생충 왕국이었던 우리나라가 이제는 그 박멸 노하우를 못사는 나라를 위해 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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