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운전사 한씨 공모 심증|영등포은행 갱 사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투망식 수사에서 공전을 되풀이 한 은행 「갱」수사 본부는 30일 「6304호」새나라 차 운전사 한영수씨의 뚜렷한 의문점에 대해 다시 추궁하기 시작했다. 운전사 한씨는 ①사건 당일 범인들을 태울 때 새나라 차를 중화원 앞에 세웠었다 ②총소리를 전혀 듣지 못했다 ③사건 직전 경복 식당에서 세차를 시키며 밥을 먹었다 ④식사를 끝내고 나오자 4시30분쯤 「을」범인이 『차를 잡으러 뛰어 왔다』고 한결같이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수사 본부는 경북식당∼은행 앞(제1현장)∼왕중왕「바」(제2현장)에 이르는 주변 일대 목격자들을 샅샅이 찾아내어 증언을 듣고 한씨가 사전 모의 또는 사후 공모를 했다는 심증을 더욱 굳혔다.
29일 밤 경동「호텔」에서 10여명의 목격자들로부터 밤새워 증언을 들은 담당 박보영 경감은『그믐날 안에 운전사 한씨의 의심점에 대해 결판을 내겠다』고 말했다.
수사 본부는 30일 한씨와 증인들을 거짓말 탐지기로 「테스트」한 뒤 면밀한 대질 심문을 하기로 했다.
한씨에 대한 의문점
①한씨는 은행에서 길 건너편에 있는 중화원 앞에 차를 세웠었다. 주장하고 있으나 중화원 목격자 정관도(20)군, 은행 건너 동림상의 김주원(28) 여인, 동림 상회 옆 골목에 있던 선인 중학생 서준호(15)군 등 3명은 은행 정문 「셔터」앞에 있었다고 일치된 증언을 했다.(약10「미터」차이)
②한씨는 총소리를 못 들었다고 우겼으나 전기 3명은 똑똑히 들었다.
⑧사건 당일 하오 3시부터 5시까지 경북 식당에 있었던 4108호 시발 차주 정진오(50)씨는 한씨가 밥 먹는 것을 보지 못했다. 식당 주인도 같이 말하고 있다.
④식당 옆 세차장에 있는(하오 4시부터 5시20분까지) 세차원 채희재(19) 군은 한씨를 본 기억이 전혀 없다.(채군은 한씨를 잘 알고 있음) ⑤김주원 여인은 길 건너에서 은행 「셔터」가 반쯤 내려 졋을 때는 차가 없었고 2분 뒤 다시 보았을 때 분명히 녹색 새나라를 보았다. l0분 내지 15분 뒤 또 보았을 때도 차는 그대로 있었으며 총소리가 들리고 3분 뒤 김 대리가112에 신고 하러 뛰어 들었다.

<사건 전후의 한씨>
미장원에 다니는 한씨의 누이 한모양은 오빠가『곧 새나라 차룰 사겠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경찰은 한씨가 한일 은행 영등포 지점에 14만5천30원을 예금한 것을 밝혀냈다. 사전다음날 아침 「스페인」운전사 지양과 교대하면서 한씨는 『아주머니(차주)네 건너편 은행에 「갱」이 들었다』『딱지를 봐 준 문 순경이 죽었다』는 등의 말을 했다. 그러고 경북식당, 제2 현장 부근에서 한씨를 보았다는 사람은 없으며 동료 운전사 장대원씨가 봤다고 한 것은 23일의 착각이었음이 경찰조사에서 밝혀졌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