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스타열전] ⑩ 네스타 VS 안데르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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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이탈리아와 스웨덴은 완벽한 공.수 조화를 이루며 무패의 성적으로 일찌감치 본선에 진출했다.이 힘의 배경은 실점률이 0.5점이 채 되지 않는 탄탄한 수비에 있었다. 그 중심에는 중앙수비수 알레산드로 네스타(26.라치오)와 파트리크 안데르손(31.바르셀로나)이 우뚝 서 있다.

*** 지칠줄 모르는 거머리 수비

◇ 알레산드로 네스타

상황 판단력.빠른 발.체력.큰 키…. 축구 전문가들은 수비수가 갖춰야 할 이 조건들을 모두 충족하는 선수로 바로 이탈리아의 네스타를 꼽는다. 말디니-카나바로와 함께 전통적인 수비 강국 이탈리아의 막강 스리백 진용을 이끌고 있는 그가 축구를 시작한 건 뜻밖에도 신체적인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서였다.

여덟살 때 척추 교정을 위해 축구화를 신은 네스타는 라치오의 골수팬이었던 아버지의 권유에 따라 라치오 유소년팀에 들어간다. 1996년 21세 이하 유럽선수권대회에서 대표팀 중앙수비수로 출전한 네스타는 이탈리아를 우승으로 이끌고 자신도 최우수 수비상을 받았다. 이후 96애틀랜타 올림픽을 거치며 대표팀의 기둥수비수로 자리잡았다.

1m87㎝의 큰 키를 활용, 공중볼 다툼에서 발군인 그는 장신답지 않게 태클과 드리블도 뛰어나고 발도 빨라 상대팀 공격수들의 전천후 침투를 효과적으로 차단해낸다.

네스타가 건재한 이상 이번 월드컵에서는 이탈리아도 당연히 우승후보로 분류된다. 이탈리아와 싸울 상대팀 공격수들은 네스타를 뚫어야 하는 난제로 괴로울 것이고 그만큼 이탈리아는 FIFA 트로피 앞으로 성큼 다가서게 될 것이다.

*** 헤딩.킥력 두루 갖춘 베테랑

◇ 파트리크 안데르손

스웨덴은 유럽 예선에 참가한 50개국 가운데 경기당 평균실점(0.3골)이 가장 적은 팀이다. 스웨덴 최고의 수비수 안데르손이 이끄는 '걸어잠그는' 축구가 궤도에 올랐음이 공인된 것이다.

스웨덴 유소년팀과 청소년팀 대표팀을 거치면서 실력을 인정받은 안데르손은 개인기도 겸비하고 있어 공격선수와의 일대일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어릴 때부터 기본기를 착실히 익힌 선수답게 헤딩과 킥력도 탁월해 세트플레이 때마다 공격에 가담, 심심치 않게 골을 터뜨리며 팀에 활기를 불어넣곤 한다.

1971년생인 안데르손은 축구선수로는 이미 노년기에 접어들었지만 1m86㎝.86㎏의 건장한 체격과 프로선수다운 체력관리 덕분에 젊은 선수들과의 몸싸움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A매치를 88경기나 치른 풍부한 경험과 타고난 체력을 바탕으로 힘이 넘치는 플레이를 하는 그가 '죽음에 조'에 함께 든 잉글랜드의 마이클 오언이나 아르헨티나의 에르난 크레스포와 펼치는 세계 최고의 공.수 대결은 2002월드컵 구경거리 중 백미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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