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5)「파우스트」연출 서항석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막상 해보니 쉬워번역·연출도 맡아>
『처음엔 하나의 커다란 숲과도 같은 「파우스트」를 과연 우리무대에서 소화해낼수 있을까 걱정했지요. 그런데 막상 대들어 해내고 나니 자신이 생깁니다.』 「괴테]의 불후의 명작 「파우스트」의 공연을 번벅·연출까지 맡아 성공시킴으로써 우리 연극사에 하나의 빛나는 기념탑을 세운 서항석씨는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10월31일부터 5일간, 그리고 며칠후엔 다시 「앙코르」공연까지 했던 성황은 확실히 「연극계의 상식」으로 미루어 뜻밖의 일이었다. 저속한 영화에 입맛을 잃은 관객들이 차원높은 문학·정신의 무대화에 관심을 기울였기때문일까.

<연기진 모두 훌륭 흥행으로도 성공>
『관객과 「코뮤니케이션」이 될지 어떨지 의문이었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읍니다. 우리 관객의 수준이 참 높아졌다고 봅니다.』 연극으로서는 물론 흥행으로서도 기대했던 이상의 성공이었다고 그는 대만족이다. 『연기면에서도 「파우스트」의 장민호,「메피스토」의 김동단, 「그레첸」의 나옥주 모두 훌륭했읍니다. 부분적으로 비판할 점이 없지 않지만 심오한 사상을 담은 난해한 극을 그만큼 소화한 것은 높이 사야지요.』 그는 대견하다는 표정으로옆에 앉은 나옥주양을 바라본다. 『올해는 헛되이 보내지 않았어요. 소원이던 「그레첸」역을 맡았던 감격은 정말….』 대역을 수없이 맡아온 나옥주양도 「파우스트」공연만은 각별한정성과 애정을 담았던 모양이다.

<67년엔 전진해야 쉴러작품 꿈꾸고>
『이정도로 만족해서는 안되지요. 가능성은 충분히 입증됐으니 67년에는 한걸음 더 나가야지요. 그래서 「알트·하이델베르크」를할지, 「활렌슈타인」편의 활렌슈타인을 할지, 이것저것생각중입니다.』

<무게있는 창작은 우선 무대화시켜>
그러나 그는 고전극을하는 것도 믈론 좋은일이지만 그보다도 중요한 것은 우리의 창작극이 나와야한다고 역설한다. 『새해에는 무게있는 창작극이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그러면 만사를 제쳐놓고 그것부터 무대에 올려놓을작정입니다』「파우스트」공연을 계기로 발촉된 극단 「창조」 앞으로의 활동을 구체적으로 좀. 전속배우는 언제쯤 두게 될지-. 『이제 돈이 문제지요. 계속해서 연극을 할수있기에 충분한 돈을 마련할 길을 찾고있는 중인데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습니다. 아직 말할 단계는 못되지만 꼭 이루어 놓겠읍니다.』 은회색머리의 연극계 원노는 확신에차있다. <봉>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