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도시바의 미국 도미니언 D램 공장을 헐값에 매입했다는 사실이 한국 하이닉스반도체와의 협상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19일 미국 아이다호주 지역신문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최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분기보고서에서 도시바의 D램공장 인수비용으로 현금 2억5천만달러와 150만주의 주식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애널리스트들은 이에 대해 마이크론이 도미니언 공장과 같은 규모의 설비를 직접 건설할 경우 5-10배 가량의 비용이 들 것이라며 놀라운 헐값 매입이라고 평가했다.
시장조사기관은 세미코리서치의 셰리 가버 애널리스트는 "2억5천만달러는 마이크론과 같은 대기업에는 그리 많지 않다"며 "새로 건설할 경우 30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이번 협상은 성공적"이라고 말했다.
니드햄증권의 댄 스코벨 애널리스트도 "이번 협상은 현제 17억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마이크론의 자금사정에 큰 무리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경쟁업체를 몰아내고 훌륭한 설비를 헐값에 매입했다는 점에서 큰 이득"이라고 말했다.
한편 마이크론측은 하이닉스와의 협상에 대해 `전략적 제휴나 또다른 거래"라고만 밝힌채 구체적인 협상진행 방향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마이크론의 한 간부는 "발표할만한 새로운 협상진전은 없다"며 "그러나 협상은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애널리스트들은 한국언론들이 이번 협상과 관련, 도시바의 D램 인수대금 등과 비교하는 등 지나칠 정도로 상세하게 보도하고 있으나 이같은 보도는 `루머'수준일 뿐이라고 평가를 절하했다.
세미코 리서치의 가버 애널리스트는 "현재 협상진행 상황에 대해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마이크론은 기본적으로 조용히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관련보도가 계속 나오고 있지만 이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니드햄의 스코벨 애널리스트도 "최근의 보도를 보면 하이닉스측에서 협상을 재촉하는 듯한 모습을 볼 수 있다"며 "이번 협상은 오래 끌면 끌수록 마이크론에게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가트너 데이터퀘스트의 리처드 고든 애널리스트는 "이번 협상타결은 하이닉스에 있어 유일한 생존방법이기 때문에 결국 성사될 것"이라며 "마이크론은 결국 하이닉스를 D램사업에서 퇴출시킬 것"이라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