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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고향 한국에 뼈를 묻는 「스위니」 신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나병환자를 위해 평생을 바친 「조셉·A·스위니」(한국명 서요섭) 신부가 27일 상오6시40분 서울성모병원 333호 병실에서 71세를 일기로 조용히 귀천하였다.
1895년9월 미국 「코네티커트」주 「뉴브리튼」에서 태어난 「스위니」 신부는 1920년 「메리놀」 신학교를 졸업, 21년부터 숨질 때까지 45년간을 중국과 한국에서 나병환자들과 삶을 같이해 온 나환자들의 아버지였다.「스위니」 신부가 한국에 첫발을 들여놓기는 1924년 봄, 평안북도의 신의주였고 그때부터 줄곧 나환자 요양소를 차리는 등 구제에 나섰다.
그러나 그는 일제의 압박에 견딜 수 없어 27년 겨울 중국으로 떠난 일도 있다. 중국 광동으로 건너간 「스위니」 신부는 그곳에서도 나환자 구제를 의해 헌신적인 활동을 했다. 거기서도 그는 다시 시련을 당하지 않으면 안됐다.
종전 후 중공군이 밀려들어 그는 미국으로 추방당했던 것이다. 그는 미국에 돌아가서도 나병퇴치에 대한 집념을 버릴 수가 없어 귀국즉시 구료사업을 벌였다. 그 때문에 그는 세계적으로 나사업에 큰 공헌을 한 사람에게만 주는 「다미엔·도톤」 대상을 53년에 수여 받았고 그 다음해인 54년에 다시 제2 고향인 한국으로 왔다.
한국의 10만 나환자 중 「스위니」 신부의 손을 거쳐간 나환자는 모두 1만3천여 명. 경기도 시흥군 의왕면 오정리 성 「나자로」원을 중심으로 「스위니」 신부가 차려놓은 나병외래진료소는 서울·밀양·포항·고성 등 다섯 군데-.
이 같은 「스위니」 신부의 숨은 공은 62년 대통령으로부터 문화훈장을 받게 했다. 「스위니」 신부는 그의 유언에 따라 30일 하오 시흥에 있는 성「나자로」원 뒷산에 묻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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