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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기맞은 인력수출|서독·월남「붐」도 한계에|기술자 중심에서 이민으로 눈돌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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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정부가 인력수출에 눈을돌려 지난65년4월 차음으로 우리기술자를 해외에 파견한이래 현재까지 약20개월동안에 모두 1만4천7백52명을 내보냈다. 당국자는 금년안에 약l천명을 더 내보낼계획으로 있어 66년말까지 모두 1만6천여명이 세계각국에서 한국을 뿌리박게 될것이라고 내다보고있다.
이들이 벌어들일수 있는 외화는 연간 6백20만「달러」. 이중 현지소비액을 뺀 송금가능액은 3백50만「달러」쯤 된다고. 지난8월말현재 한국은행 집계에 의하면 3백92만여「달러」(한화10억6천7백여만원)가 송금되어 온것으로 나타나 외화획득에 크게 공헌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같이 「붐」을 이뤄왔던 인력수출도 전환기에 처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전체 해외진을 기술자의 60%인 8천여명이나 받아왔던 월남의 경우, 미국의 월남내 건설사업감소 정책으로 기술자들이 개약기간마저 무시당한채 해고되어 귀국하고있으며 2천5백여명의 광부를 받아들인 서독은 연료정책전환으로 앞으로 더 우리광부를 뽑아갈 가능성이 거의 없을 정도이다.
이와같이 월남과 서독「붐」이 흐려가는 중에도 당국은 경제개발 5개년계획과 발맞춰 인력수출 5개년계획을 세우고 오는 71년까지 5만명을 수출, 연간 1억6천여「달러」를 획득할 방침이다.
이 목표달성을 위해 당국은 종래 월남·서독위주에서 「멕시코」등 중남미「스칸디나비아」제국 「스웨덴」등 서구 및 「이란」을 비롯한 태국등 중·동남아 지역모두 l5개국의 실정타진에 나섰으며 지금까지 기술자수출에만 몰두했던 정책을 수정, 이민에 힘을 기울일 계획이다.
인력수출이 시작된이래 기술자들에게 해외진출이 푸른꿈인양 해외 진출을 바라는 사람이 많았다. 해외개발공사 집계에 의하면 그간 모두 3만5천여명이 선발시험에 응시, 5천여명만이 나가 약7대1의 좁은문이 되어왔다. 이와같은 근로자들의 꿈이 삭지않기 위해서도 어떠한 형식으로든지 인력수출은 계속되어야 한다는것이 당국자들의 말이.
이미 상당한 교섭에까지가 있는것으로 알려진 「캐나다」광부수출은 서독이 폐광을 계속단행하고 있음에 비추어 빨리 서둘러야 될것으로 보인다. 이는 현재 서독에 가있는 2천5백여명의 광부가 금년말부터 계약만료로 귀국하게되는데 이들을 국내광산이 재빨리 소화해줄 가능성이 없으므로 귀국하자마자 실업자가되어 사회문제화하지 않기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이계획에 의하면 서독에 잡역부 2천여명을 비롯, 「브라질」과 유황도등 동남아지역에 기술자 5백명씩등으로 되어있으나 기진출자의 사고나 해고귀국은 계산을 않고있다.
그러나 최근 희망을 걸수있는것은 미국의 「월남평화봉사단계획」이다. 미정부는 67년예산에 약 2억「달러」를 이계획을 위한 자금으로 계상해 놓은것으로 알려져 우리정부는 미측과 활발한 교섭을 벌이고있다. 이교섭만 성공하면 명년에 제1차로 1만명에서 2만명까지 파월할수 있으며 이들은 군속의 경우 매달 최저2백20「달러」를, 기술자인 경우는 민간회사에 고용된 파월기술자와 같이 5백내지 6백「달러」씩은 받을수 있어 월남「붐」에 한가닥 희망을 주고있다.
이민은 정부가 앞서 장려해온 사업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정부의 이민정책은 실패했다. 앞서 「파라구아이」 현지공관에서 외무부에 보고해온바에 의하면 지금까지 보낸 5백명의 이민중 3백명이 계약과 달리 「아르헨티나」로, 36명이 「브라질」로, 4명이 「캐나다」로 빠져나갔으며 또 「아르헨티나」로간 이민80명중 20명과, 「볼리비아」로간 이민 40명중 3명이 각각 제3국으로 빠져나가 국위를 땅에 떨어뜨렸다. 현재 이민요청이 와있는 것으로 알려진 「온두라스」나 그밖에 「브라질」 태국 「파라구아이」등 대부분의 이민요청 상대국이 농업이민을 요청하고 있음에 비추어 정부는 앞으로 인력수출의 주요부문이 될 이민에 엄격한 선발과 현지 실정파악의 선행이 꼭 필요하게 되었다.
이와갈이 기술자나 이민이나 한결같이 엄격한 선발이 요청된다. 우선 정부의 인력수출정책에 편승, 각종 악질적인 사기사건이 자주 일어나고 있는것도 한예이다. 당국집계로는 요즘 해외취업을 미끼로 영세 근로자들의 주머니를 털어먹다 걸린것만도 25건, 3천여 근로자가 골탕을 먹었다. 이를 막기위해서는 해외파견기술자 및 이민희망자에 대한 선발업무의 일원화가 요청된다. 비록 주선은 각개인회사 사회 및 종교단체에서 한다 하더라도 그선발과 고용계약등 노무자의 이익을 보장할 업무는 반드시 인력수를 업무대행기관이 맡게 하는것이 안전하고 공정할 것이다.
이제까지 해외에 진출한 많은 기술자 가운데 성급했거나 실정을 잘몰랐기 때문에 아주 불안정스러운 고용계약을 맺었다가 해외에서 말썽이되어 들아오려야 돌아올수 없는 난경에 빠진일이 많았던것도 이것을 증명해 주고있다. <정덕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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