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 시크릿] 부동산 부부 공동등기 종소세·양도세 등 절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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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조현정
삼성생명 파이낸셜 플래너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A씨와 B씨. 자산과 소득이 비슷한 두 친구는 어느 날 종합소득세 얘기를 나누다 B씨가 훨씬 세금을 적게 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20억원짜리 엇비슷한 가치의 임대용 건물 소유주를 A씨는 본인 단독 명의로, B씨는 부인과 50%씩 공동등기를 해 놓은 결과였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종합소득세는 부부라 할지라도 따로 과세된다. 중기 경영주인 A씨와 B씨의 종합소득세 과세표준이 8800만원을 넘는다고 가정하면 적용 세율은 35%이고, 건물로부터 얻는 소득도 마찬가지로 35%의 세율이 적용된다. 그런데 B씨처럼 전업주부인 부인과 50%씩 공동등기를 하면 부인 몫인 전체 임대 소득의 50%에 대해서는 최저 세율인 6%부터 적용받게 되는 것이다.

 공동 등기는 양도소득세도 아낄 수 있다. 20억원의 건물을 22억원에 팔았다고 가정해보자. 단독 명의인 A씨는 혼자 2억원의 양도차익을 얻어 5000여만원의 세금을 내야 하지만, 공동등기로 되어 있는 B씨 부부는 각각 1억원의 양도차익을 얻어 부부 합산으로 3200여만원만 내면 된다. 1800만원가량의 세금을 덜 내게 된 것이다. 만일 A씨와 B씨가 사망 시까지 이 건물을 보유한다고 가정하면 상속세도 B씨가 훨씬 적게 내게 된다. 자녀는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재산과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재산에 대해 각각 따로 상속세를 내기 때문이다. 공동 등기가 돼 있으면 건별 상속액이 작아져 누진세에 따른 세금 증가를 막을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부부 공동등기는 잘 활용할 경우 종합소득세·양도소득세·상속세 등 각종 세금을 줄일 수 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많은 가장이 가족에게 재산을 나눠 주는 것, 다시 말해 자산의 분산을 불편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적절한 계획을 세워 공동등기를 한다면 B씨처럼 각종 세금을 줄일 수 있다.

조현정 삼성생명 파이낸셜 플래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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