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등 7곳 응급실 항상 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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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지난해 12월 회사원 박삼웅(33)씨는 서울 동숭동 대학로에서 발을 헛디뎌 넘어지는 바람에 손가락이 골절됐다. 직장 동료들과 송년회에서 마신 술이 화근이었다. 동료들이 그를 부축해 인근 서울대병원 응급실로 갔다. 하지만 응급실은 이미 먼저 온 환자들로 만원이었다. 간호사는 “접수를 한 뒤 부를 때까지 기다리라”는 말을 남기고 바쁜 걸음으로 사라졌다. 박씨는 “나보다 더 급한 환자들도 많을 것 같아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며 “그 길로 나와 다른 병원으로 가서 치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등 주요 대형 병원 응급실 이용하기가 매우 어렵다. 병원 침대에 눕기까지 줄을 서서 대기해야 하는 실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2011년 7월부터 지난해 6월 말까지 전국 433개 응급실을 평가한 ‘2012 응급의료기관 평가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서울대병원·전남대병원·전북대병원·경상대병원·경북대병원·삼성서울병원·인하대병원 등 전국 7개 병원의 응급실 병상포화지수가 100%를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병상포화지수가 100%를 넘으면, 그만큼의 환자가 늘 기다리고 있다는 뜻이다.

 병상포화지수가 100%를 넘진 않았지만 사실상 대기를 각오해야 하는 병원도 여럿이었다. 상계백병원·길병원·순천향대부천병원·연대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부산대병원·이대목동병원·양산부산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 등 8개 병원 응급실도 환자가 크게 몰렸다. 병상 회전에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할 때 이들 병원의 병상포화지수도 사실상 100%로 봐야 한다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가벼운 증상인 경우에는 굳이 대형 병원을 고집해 기다리는 불편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며 “‘응급의료 정보 제공’ 앱이나 응급의료포털(www.e-gen.or.kr)을 이용하면 가까운 응급의료기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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