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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과학|「건강의 창」…전문의에 물어본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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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지난 1일은 제12회 눈의 날.
이번에는 별다른 행사가 없었고 무료진찰도 하지 않았으며 5개년 계획의 무료개안수술운동도 끝났으므로 오직 국민이 눈의 건강의 중요성을 재인식해 주었으면 하는 것이 요망사항이라고 대한안과협회에서는 말하고 있다.
눈은 마음의 창인 동시에 건강의 창이라고 말하여지고 있다.
눈의 날을 맞아 알아둘 사항을 「가톨릭」의대 안과 조교수 이상욱 박사에게 알아봤다.
눈이 무엇 때문에 있어야 하느냐는 것은 어린애들까지 아는 일. 그 눈은 안와(안와), 각막, 수정체, 홍채 등 약 20가지 부분으로 짜여져 있다. 워낙 정교한 기관이라서 고장을 일으키기가 쉽다. 결막염이니 각막염이니 백내장 혹은 녹내장 등 눈의 질병도 가지가지. 대개의 병은 전문의의 약물치료로 낫지만 시력을 잃어 백내장수술이나 각막이식수술을 받아야할 질병도 있다. 심한 경우엔 어떤 약물로나 수술로도 고치지 못하고 영구히 앞못보는 사람이 되는 수도 있다.
따라서 안질이 생기며 비록 대수롭지 않은 것 같은 경우라도 전문의의 진찰을 받도록 해야한다. 약물이나 수술이 아닌 치료를 요하는 것이 즉 안경을 써야하는 질병, 예를 들면 난시·부정난시·노안·근시 등이다.
그런데 이런 질병이 생겼을 때 안경을 너무 손쉽게 맞추는 경향이 있는 것은 눈의 보건을 위해서 고려해야할 문제다.
검시실도 없고 전문의 안과의도 없는 안경점에서 오직 시력표에 의한 시력검사정도로 안경을 맞추는 것은 삼가야할 일. 전문의한테 가서 시력표에 의한 시력검사로부터 시작해서 암실에서의 각종 정밀검사를 충분히 받은 다음에 안경을 맞추도록 해야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교각살우 격으로 눈 잘 보이게 한다고 눈을 망칠 수도 있다. 특히 최근엔 과외수업 때문인지 학생들이 안경을 끼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사실은 그들이 안경이 아닌 약물치료로 나을 수 있는 위근시에 걸려있는 경우가 많다. 전문의가 빨리 발견해서 치료하면 안경을 안 써도 된다. 신용 있는 안경점이라면 자체검사로 안될 것 같으면 유대가 있는 안과병원의 「안경처방전」을 받아오게 하나 그렇지 않은 곳도 많으므로 안경을 써야할 사람은 애초부터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겠다.
약의 처방은 1주일 정도면 끝이 나지만 안경처방은 10년은 유효한 것이므로 처음부터 신용 있는 처방을 얻어두는 것이 상책인 것이다.
그리고 이왕 안경을 쓰려면 얼굴에 맞는 것을 써서 품위를 돋우는 것이 좋겠다.
말하자면 안경의 미학에 맞는 것을 쓰도록 하면 눈도 잘 보이고 얼굴의 장식도 되니 말이다. 얼굴이 작은 사람은 테가 가는 것을, 얼굴이 큰사람은 테가 굵은 것을, 둥근 얼굴의 사람은 모가 난 것을, 그리고 얼굴이 모가 난사람은 둥근 모양의 안경을 쓰는 등 이왕이면 자기의 얼굴에 잘 어울리는 것을 골라 쓰도록-.
한편 안경을 마출 때 전문의의 검안를 받아야할 또 다른 이유는 검안할 때 몸 안의 다른 질병을 발견하는 예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눈은 건강의 창이라고 하듯 딴 질병이 눈에 잘 나타난다. 젊은 사람에게는 검안할 때 잠복사시, 부정난시이외에도 백혈병 같은 무서운 피의 암에 걸려있는 것을 발견해내는 때가 있다.
반면 중년 이상 층에서는 백내장 이외에 당뇨병 위장병 동맥경화 뇌졸중 같은 무서운 질병을 찾아내는 수가 많다. 끝으로 눈의 날을 맞아 강조해두고 싶은 것은 개안수술 특히 각막이식수술에 대한 인식을 보다 철저히 해달라는 점이다.
각막은 눈을 정면에서 볼 때 중앙부의 검은 부분이다. 시계의 유리관과 같은 것으로 거기에는 신경이 통하여져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시계 안의 기계는 멀쩡한데 유리만 상했을 때 유리를 바꿔 끼듯 각막만 상해서 백태가 끼이거나 할 때 각막을 갈아붙이는 것이 이른바 각막이식수술인 것이다. 동물의 각막을 이식하는 수술도 시도됐으나 아직 실용화되지 않고 오직 죽은 사람의 눈에서 각막을 떼어 잘 보관했다가 쓰게되어 있다.
물론 살았을 때의 본인이 기증하거나 사후 가족의 허락이 있을 때 한해서만 뗄 수 있다. 가끔 눈을 살라고 하는 사람이 있으나 산사람의 각막은 떼지 못하게 되어 있다. 구미제국에서는 죽어도 자기 눈이 다시 살아난다 해서 각막기증을 많이 하고 있으나 우리 나라에선 그렇지 못해 각막이식 수술에 많은 애로가 있다. <과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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