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호 목사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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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40.사진) 는 신자 40명 내외에 불과한 경기도 일산의 한백교회 현직 목회자다. 대학에서는 수학을 공부했다가 한신대에서 신학을 전공한 그는 민중신학 3세대의 맨 앞줄에 서 있다. 둥글둥글한 외모와 그가 내뱉는 독설의 글은 얼핏 연결이 안된다.

하긴 그의 스승인 민중신학의 대부 안병무도 더없이 부드러운 외모를 가졌다. 그런 김진호는 간혹 말한다. "안병무 선생 등이 활동하던 1970년대 별들의 시대가 이미 갔다"고….

외로움이 묻어나는 발언이다. 사실 눈에 보이는 주적(主敵) 이 사라진, 그래서 무기력해진 이 시대에 아직도 민중신학을 한다는 게 시대착오적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반신학의 미소』에도 그런 그의 고민이 상당 부분 섞여 있다. 그런 그가 사회과학 저널『진보평론』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며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는 건 자연스런 선택이다.

『실천적 그리스도교를 위하여』등 전문서에 매달리던 그가 신학 에세이 『반신학의 미소』를 펴낸 것도 흥미롭다.

'부흥사를 겸하는 신학자'역할로 신학의 넓이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일까□ "남미 해방신학이 매우 신학적 담론이라면, 민중신학은 신학해체.탈(脫) 신학이다". 그의 말을 일단 믿는다면, 앞으로 보다 구체적으로 전개될 반신학이란 지켜봄직한, 이 사회의 소중한 밑천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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