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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허브가 되길 꿈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런 생각은 여러 사람을 당혹케 했다. 하지만 이브는 잡스의 생각에 공감했고 길버트와 설리반(9세기 후반 수많은 오페라를 써낸 유명한 콤비)의 설리반역에 기꺼이 응했다.

은세공사의 아들로 태어난 이브는 산업디자인이 "제품에 대해 이야기하듯이. 제품의 표면과 재질과 마무리와 구조 등이 모두 더 큰 이야기를 표현하듯 해야한다"고 종종 말해왔다. 새 아이맥이 말하려고 하는 이야기는 무척 가볍고, 잘 움직여서 거의 공중에 떠있는 것 같은 평면모니터에 관한 것이었다고 이브는 말한다.

이브는 하룻만에 새로운 제품의 디자인을 훌륭하게 그려냈다. 하지만 새 아이맥을 실제로 만드는 작업, 모든 컴퓨터 부품들을 잡스가 원하는대로 조그만 박스안에 우겨넣는 작업은 거의 2년이나 걸려야 했다.

잡스가 일하는 세계엔 여러분들이 쉽게 상상할 수 있는 몇가지 모습이 있다. 날이 따뜻하면 잡스는 하이킹용 반바지에 신발을 신지 않은 상태로 사무실에 나타나곤 한다. 하지만 보통 때에는 벨트를 매지 않은 리바이스 청바지를 입고, 수백벌이나 되는 검은색 터틀넥 셔츠 중 한벌을 입고 출근한다.

이 셔츠는 잡스와 친한 의류 디자이너가 몇 년 전 그를 위해 디자인 해준 옷이다. (매일 무슨 옷을 입어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어서 일에만 몰두할 수 있게 해준다고 잡스는 말한다) 그리고 잡스는 애플이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항상 설명하려 한다. 편히 앉아라. 잡스가 당신에게 업계의 큰 그림을 말해 줄 것이다.

잡스가 보기에 지금 세계는 개인용 컴퓨터의 세번째 단계에 접어들려 하고 있다. (함께 따라오지 않았던 사람들을 위해서 : 첫번째 시기는 생각하는 기계를 워드 프로세서나, 스프레드쉬트, 데스크탑 그래픽 작업등에 쓰던 유틸리티의 시대다. 두번째 시기는 모든 기기를 인터넷에 묶는 시기다)

이제 모든 기기가 상호 통합돼 있고 생산성도 높아졌다. 이제 다음 위대한 시기, 즉 사람들이 점차 자신들의 생활 속에 파고드는 디지털 기기들을 총지휘하기 위해 컴퓨터를 쓰는 시대를 준비할 때다.

스티브 잡스는 아이맥이 디지털 라이프스타일에서 중심이 되길 꿈꾼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잡스는 도형을 그리길 좋아한다. 이 도형은 바깥의 큰 원으로 시작한다. 잡스는 이 원안에 디지털 기기들을 그려넣는다. 잡스는 "우린 캠코더, 디지털 카메라, MP3 플레이어, PDA, 휴대폰, DVD 플레이어 등으로 둘러싸여 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잡스는 이 원의 가운데에 컴퓨터를 그려넣는다. "이런 기기들은 컴퓨터 없이도 꽤 쓸만하다. 하지만 개인용 컴퓨터는 분명 이런 기기들의 가치를 더 높여준다. 그리고 어떤 제품들은 PC 없이는 전혀 쓸모가 없다. 그리고 이 경우에 그 PC는 맥을 말한다."

이제 잡스는 샐먼 루시디를 연상케하는 그의 유명한 눈썹을 찡그리며 '여기 주목해봐'라고 말하듯 여러분을 응시하며 얘기한다. "우리는 다음번에 올 위대한 시기는 개인용 컴퓨터가 이러한 기기들의 디지털 허브가 되는 것이라고 믿는다"

디지털 허브가 어떻게 작동하는 지 알아보자.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2001년 예상치보다 훨씬 많이 팔렸던 디지털 카메라를 예로 들어보자.

잡스는 "문제는 여러분이 디지털 카메라를 컴퓨터에 연결하는 순간 낭떠러지 속으로 빠져버린다는 것이다. 컴퓨터안은 어지럽기 그지없다. 이런 점이 우리의 소명이요, 우리가 차이를 만들 수 있는 지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신형 아이맥 컴퓨터가 생각대로 제 기능을 발휘한다면 다른 컴퓨터가 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나은 디지털 생활을 영위하게 해 줄 것이다. 평면 모니터와 DVD 레코더가 포함된 컴퓨터를 동급의 아이맥과 비슷한 가격인 1천8백 달러(약 2백34만원) 정도면 살 수 있다.

비슷한 값이지만 성능차이는 크다. 이는 애플이 iTunes, iMovie, iDVD, 이번 주부터 시판되는 iPhoto 등 사용자들의 창의력 넘치는 삶을 조정할 수 있는 여러 핵심 프로그램을 무상으로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런 프로그램들은 다른 PC 소프트웨어들과 비슷한 기능을 발휘한다. 하지만 애플의 소프트웨어들이 훨씬 낫다.

잡스에게서 나온 애플의 비밀은 의심할 바 없이 무엇을 생략할 지를 알고 복잡한 컴퓨터 업계에서 그것을 이해하는 것이다.

디지털 사진 관리를 훨씬 쉽게 만든 아이포토는 온라인 인화서비스도 제공한다.

예를 들어 디지털 사진을 다루는 프로그램인 iPhoto는 아마추어급 다른 프로그램보다 월등하다. 어떻게 월등하냐고? 카메라를 아이맥에 연결시키면 사진이 자동으로 보관된다. 사진들은 컴퓨터로 업로드되며 "롤(필름 한통처럼 한번 업로드할 때마다)"별로 정렬된다.

끊임없이 내려가는 디지털 콘택트 시트에 작은 사진들과 함께 일렬로 쭉 배열된다. 이 콘택트 시트로 사용자들은 수백장이나 되는 사진을 한눈에 살펴보며 즉시 크게 확대해 볼 수도 있기 때문에 찾고자 하는 사진을 쉽게 찾을 수 있다.

i포토는 수동으로 각 사진마다 이름을 지정해줘야 하는, 혹은 A2393745따위의 의미없는 이름으로 저장되는 비슷한 프로그램보다 훨씬 낫다. (새로운 프로그램의 가장 뛰어난 기능 중 하나로 자신이 좋아하는 사진을 10페이지 가량 선택해서 클릭만하면 온라인 출판인들이 이를 프린트해 당신만의 앨범집을 우송해준다. 비용은 30달러(약 3만9천원)정도.)

▷애플의 차세대 아이맥

1. 애플사의 새로운 혁명, '아이맥(iMac)'
2. "새 아이맥은 해바라기 같아야 한다"
3. 디지털 허브가 되길 꿈꾸다
4. "MS보다는 소니와 경쟁하고 싶다"

조시 키트너 (Josh Quittner)
자료제공 : CNN 한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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