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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 진단] SKT 33개월만에 하한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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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SK텔레콤(SKT) 주가가 23일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증시에서 초우량주로 꼽히는 SKT 주가가 하한가를 기록한 것은 2000년 4월 17일 이후 2년9개월 만의 일이다. SKT 주가는 이날 3만2천5백원 떨어진 18만5천원으로, 2001년 7월 13일 이후 1년6개월여 만에 20만원 아래로 밀렸다.

SKT의 주가 하락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기는 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22일 발표)에서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예상치를 밑돈 데다 예기치 못한 설비투자 증대 계획이 발표돼 23일 국내외 증권사들이 잇따라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했기 때문이다.

새 휴대폰 전화번호 변경 등으로 인해 SKT의 마케팅 비용이 앞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점도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G투자증권의 정승교 연구원은 "설비투자가 예상을 크게 웃돈 데다 수익성이 불확실한 분야에 대한 투자가 늘었다는 점에서 시장의 저항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SKT의 주가 하락을 이끈 것은 외국인들이었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에선 최근 매수세를 유지해 온 외국인들이 태도를 바꾸는 신호탄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제기됐다.

삼성증권 전상필 수석연구원은 "외국인들의 대규모 매도는 SKT의 실적 악화보다 설비투자를 않겠다는 약속을 어겼다는 실망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SKT의 주가 하락이 계속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부증권의 김성훈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실적은 지난해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며 "조만간 20만원대의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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