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과 교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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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교수가 되려면 학식이 있어야 되는 것은 물론이지만, 돈과 기회가 아울러 있어야 한다는 말이 독일에 있다는 이야기이다.
학식, 돈, 기회라는 세 낱말이 독일어로 모두 「G」자로 시작하기 때문에 대학교수의 「3 G」라고 한다든가.
그러나 그것은 독일 이야기이고 우리 교수나 교사들에게는 교사가 되겠다는 의욕과 사명관이 있어야 할까.
여자대학생들한테 장차의 바람직한 배우자감을 물으면 대학교수가 제법 높은 순위로 꼽히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이젠 옛말. 교수고 교사이고 간에 교직으로서의 직업은 그 매력을 대부분 잃었다고 보아야한다. 그 증거로는 우선 교사의 온상이라고 할 대학에 다니는 젊은이들이 교사가 되기를 원치않는 눈치가 있다.
또 간간이 세상에 발표되는 경향의 교사들의 실태조사는 현직교사들의 상당한 다수가 교직을 혐오하고 기회만 있으면 전직하기를 원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실업교의 교사들이 교단에서 후진을 기르는 것을 보람있게 생각하지 않고, 전직을 원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실업교육이 그 실을 제대로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보도된 것이 극히 최근이었다. 교사들이 전직을 원하는 것을 대우 부실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일리있는 일이지만 그것으로 충분한 해답이 되진 않는다. 교직이 떳떳하고 보람있는 직업으로 여겨지던 옛날에도 교사들은 거의 예외없이 가난했다. 가난했긴 하지만 그로해서 열등감을 품진 않고, 오히려 자부를 같고, 학부형이나 사회가 주는 존경을 받아서 가난의 고통을 잊거나 견디어 낼수 있었다.
교사들의 마음을 교직에 매어두는 법은 보수를 올려주는 외에 사회적인 감사와 존경을 듬뿍 안겨주는일. 그래서 교직에의 의욕이 생기고 사명감도 나온다.
그런데 최근에 그 약대교수가 받은 대접은 도대체 무엇인가. 천상천하에 그런 일이 또 있었는가. 감사와 존경이 난도질로 표현될수 있는 환경에서 교직을 귀하게 여길수 있는가. 젊은이들에게 교직을 권할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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