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교 서울대 입학식서 축사한 이수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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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교 서울대 연단에 선 이수만 대표.

‘K팝의 대부’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61) 대표가 서울대 연단에 섰다. 6000여 명의 학부·대학원 신입생들 앞에서 축사를 하기 위해서다.

 4일 오전 11시 서울대 관악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 2013학년도 신입생 입학식. 오연천 총장의 입학식사가 끝나자 짙은 회색 정장 차림의 이 대표가 무대에 올랐다. 이 대표는 서울대 농기계학과 71학번이다.

 이 대표가 연단에 나타나자 신입생들이 술렁였다. “와~”하는 환호성을 보내는 학생들도 있었다. “어, 이수만 대표가 서울대 나왔어? 와우!”하는 소리도 들렸다. 이 대표가 축사를 시작하자 신입생과 학부모·교직원들이 눈빛을 반짝였다.

 이 대표는 신입생들에게 “K팝 신드롬.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으로 말머리를 열었다. 그는 “문화를 먼저 만들면 경제가 따라오면서 강력한 국가브랜드를 탄생시킨다”며 “앞으로 미국처럼 ‘코리아’라는 이름도 강력해질 수 있으니 ‘코리아 브랜드’를 어떻게 융성하게 할지 여러분이 답을 찾아봐 달라”고 말했다.

 K팝을 들고 세계무대에 진출한 배경도 들려줬다. 1969년 영국 가수 클리프 리처드를 보고 받은 충격 때문이었다고 한다. “해외 가수가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큰 인기를 얻는데 왜 우리는 해외에서 그렇게 되지 못할까라는 오기가 생겼다. 97년 최초로 해외진출에 도전하게 된 원동력이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000년 H.O.T.의 베이징 단독 콘서트 이후 한류 붐이 확산됐고, 2011년 파리 공연으로까지 이어졌다”며 “무슨 일에 도전할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라”고 당부했다.

 그는 또 후배들에게 글로벌 리더로 자신을 다져나가라고 격려했다. “자신의 분야에서 어떤 것을 제시하고 발전시켜 나갈 때 인류와 세계를 위해 기여할 것인지도 고민해야 합니다. 보다 큰 그림을 그리고 의미 있는 꿈을 꾸기를 바랍니다.”

 서울대 입학식 축사는 신입생에게 시대 정신에 부합하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유명 인사들이 맡아왔다. 2006년 성공회대 신영복 석좌교수, 2008년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 2011년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 등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이수만 대표는 늘 새롭게 도전하는 삶을 살아왔다. 신입생에게 도전 정신을 불어넣기 위해 연사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정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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