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비행기 돌진 소년, 9·11 모방한 듯

중앙일보

입력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시의 아메리카은행 건물에 세스나 경비행기가 돌진,제2의 세계무역센터 참사를 연상케 한 사건은 오사마 빈 라덴을 동경한 모방범죄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현지 경찰은 6일 "경비행기를 조종한 찰스 비숍(15.사진)은 현장에서 숨졌으며 그의 호주머니에서 '빈 라덴을 공감하고 9.11 테러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친필 메모가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베니 홀더 탬파 경찰서장은 "친필메모는 유서로 보인다"면서 "단독 범행으로 추정되며 누군가가 연관된 흔적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비숍이 탬파시 인근에 있는 아프가니스탄 작전 수행본부인 맥딜 공군기지 부근을 비행한 것으로 드러나 그가 외부세력과 연계된 특별한 목적을 가졌던 것이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되고 있다.

플로리다주 팜 하버 고교 1학년생인 비숍은 지난 3월부터 국립비행학교에서 항공기를 청소해주는 대가로 비행 수업을 받아왔으며 나이가 두살 모자라 비행기 조종사 자격은 따지 못했다.

사고 당일 그는 비행기에 동승할 강습교관이 나타나기 전 혼자 비행기를 몰고 사라졌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비숍은 지난 5일 오후 5시 탬파시 도심의 42층짜리 아메리카 은행 빌딩 28층에 4인승 세스나 172R 경비행기를 돌진시켰다.그러나 충돌 이후 화재가 발생치 않았고, 주말이어서 건물에 직원들이 적었기 때문에 희생자는 비숍 한명에 그쳤다.

비숍이 이날 허가 없이 세인트 피터즈버그 클리어 워터 공항을 이륙하자 해안경비대 헬기와 인근 공군기지의 F-15 전투기 두대가 긴급 출동하고 주위 민간공항의 이.착륙이 일시 금지되는 소동이 발생했다.

뉴욕=신중돈 특파원 jd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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