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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실홍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햅쌀이 나오면>
○…집에서 말썽만 부리는 여섯 살짜리 계집애가 이제 골목에 나가 이웃 아이들과 제법 어울려 놀다 들어온다.
하루는 밖에서 들어오더니 누구 누구네 집은 쌀밥을 먹고 누구 누구네 집은 보리밥을 먹는다고 저들끼리 한말을 내게다 옮기며 저도 이제는 보리밥은 안먹고 쌀밥만 먹겠다는 것이다.
○…쌀과 보리를 반 반씩 섞어도 밥은 온통 보리뿐인 것 같다. 그런 것을 쌀알만 가려서 푸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며 어떤 때는 아빠의 밥에도 보리뿐일때가 있다. 끼니때마다 밥을푸는 내치마꼬리를 잡고『엄마 난 쌀밥만 흐응』하고 조르기 시작하고 아니면 밥상에 앉아아빠의 밥을 곁눈질하거나 제밥을 통 먹을 생각은 않고 처음부터 아빠의 밥을 기도 한다.
○…할수없이 아빠의 말대로 밥솥에서부터 섞어 모두 똑 같이 담았더니 이것 저것 둘러보다 제밥만을 먹는것이아닌가? 한 두번 보리밥은 안 먹겠다고 뒤로 나 앉았지만 배카 고픈데는 할수없는 모양이다. 이제 헵쌀이나올날도 멀지않았다. 그땐 졸라대지 않더라도 쌀밥만 쌀밥만 담아주께. 아가야!

<박윤희·주부·경남 함양읍 하동 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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