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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게 최고] 천안 한근두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6면

‘한근두근’ 알고 계신가요. 백석동 1호점과 쌍용동 2호점, 천안에만 2개의 ‘한근두근’이 있습니다. 이름만 보고도 짐작 하셨겠지만 ‘한근두근’은 고기집입니다.

지금은 손님들이 줄을 있는 소문난 고기집이지만 처음엔 성거읍 오색당리에서 비닐하우스 치고 시작한 허름한 고기집이었다는 사실. 그렇다면 도대체 이 고기집은 어찌 장사를 했기에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가 궁금해집니다.

지금부터 ‘한근두근’ 안주인 조은주(49)씨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어 볼까요?

글=장찬우 기자 , 사진=조영회 기자

-음식업은 언제부터.

 “2006년에 시댁 고향인 천안에 내려왔다. 남편(박재우)과 고2, 중3된 두 아들까지 온 가족이 귀농한 셈이다. 이전에 시댁을 오가며 사 둔 땅이 있어 집을 짓고 음식점을 냈다. 나는 노동부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다 그만 뒀고 남편 역시 음식업은 전혀 경험이 없었다.“

-왜 고기집을 차렸나.

“뭘 하며 살까 고민하다가 ‘아이들이 고기를 좋아하니 고기집을 하자’ 그렇게 내린 결론이다. 참 단순한 이유지만 돈 벌 생각 보다는 아이들과 행복한 삶을 위해 귀농을 결심한 만큼 큰 욕심 없이 시작했다. 오죽하면 비닐하우스 치고 고기집을 할 생각을 했겠나.”

-비닐하우스 고기집이 ‘대박’이 났다고.

“하루 장사하고 쌓인 그릇 설거지를 하느라 밤을 꼬박 새울 정도였으니 ‘대박’이라고 할 만 하다. 그땐 피곤한 줄도 몰랐다. 돈을 버는 것도 좋았지만 손님들이 정이 있어 좋았다. 서울에서는 느낄 수 없는 것들이었다.”

-정이 있어 좋다는 말이 무슨 말인가.

 “크게 돈 욕심 내지 말고 장사를 하자 다짐했기 때문에 좋은 고기와 음식을 아끼지 않고 내놓았다. 손님도 이런 마음을 알아주는 게 신기했다. 고기 먹으러 오는 손님이 ‘도토리 묵 만들었는데 먹어 보라. 밑반찬 좀 만들어 가져왔다’며 내놓더라. 이렇게 이웃이 된 손님들은 단골이 돼 지금도 잊지 않고 찾아온다.”

-술과 음식을 가져와 먹어도 된다고 들었다.

“시골에서 손님들과 가족처럼 지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더라. 지금은 시내에 나와 장사를 하지만 ‘한근두근’만의 전통을 지키려고 똑같이 하고 있다. 손님이 먹고 싶은 술이 있으면 소주던 맥주던 가져와 먹어도 되고 집에서 만든 음식을 가져와도 된다. 음식 값도 아주 저렴하게 책정해 팔다 손님들의 만족도가 높아지면 정상가를 받는 식으로 장사를 했다.”

-어려웠던 적은 없었나.

 “왜 없었겠나. 한참 승승장구하던 2011년 12월 백석동 1호점에 화재가 나 건물이 모두 불에 탔다. 다행히 화제보험은 들어 놓았지만 복구하려면 최소 1년은 걸릴 거라 생각하니 막막했다. 제일 큰 걱정은 직원들을 모두 내보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마음이 아팠다. 모두 형편이 어려울 텐데 …, 그래서 쌍용동 2호점을 오픈하게 됐다. 직원 모두 공백 없이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생각 보다 2호점이 장사가 잘 됐다. 1년 뒤 1호점을 다시 오픈하고 나서 손님이 넘치면 받아 줄 식당이 하나 더 있는 큰 장점이 됐다.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나의 성공 비결은 ○○이다. ○○을 채운다면.

“‘가족처럼’이다. 가족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싶어 귀농했고 식당을 차렸다. 아이들 고기 좋아해 고기집을 차렸으니 가족을 위해 사업을 한 셈이다. 이후 손님들과 가족이 됐고 정을 나눴다. 그러다 보니 정성을 쏟게 됐고 이런 마음을 손님들이 알아봐 주신 것 같다. 장사하는 동안 마음 변치 않고 손님을 가족처럼 모실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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