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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5년내 망할 수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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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발적 제목의 『중국의 몰락』(원제 The Coming Collapse of China) 은 전세계적인 중국 열풍의 과열을 경계하고 있다.

"10년 후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제1의 강대국이 될 것"이라거나 "내수 시장의 꾸준한 확대와 풍부한 인적 자원을 바탕으로 고속 성장을 계속해 나갈 것" 등의 장밋빛 전망이야말로 '고량주에 취해' 현실을 못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은 '만성질환'에 대한 치료없이 대증요법에 의존한 중국 경제구조에 치명적 독으로 작용하리라는 게 저자가 던지는 화두다. 여기서 만성질환이란 바로 중국의 국영기업을 뜻한다.

고립주의를 택했던 중국에서 국영기업은 절대 망할 수 없는 존재였다. 목표는 중앙에서 내려보낸 할당량을 채우느냐 못채우느냐였을 뿐. 기형적 구조 아래 존재해왔던 국영기업의 관료주의와 비효율성은 극에 달했고 현재는 정부지원금과 특혜대출이란 산소호흡기에 의존해 사는 말기암 환자의 상태다.

물론 중국 정부가 내세운 국영기업 개혁의 효과가 나타나긴 했다. 하지만 저자는 "단순 숫자놀음"일 뿐이라고 일축한다. 막대한 정부보조금과 은행 대출금 전체의 70%에 해당하는 부채를 계산에 넣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

이제 빗장문을 WTO로 열었으니 각종 보조금 제도 철폐와 외국기업과의 공정경쟁은 곧 이들에게서 산소호흡기를 떼는 것과 같다.

이제 저자는 중국 몰락 시나리오를 가동시킨다. 몰락에 걸리는 시간은 불과 5년. 수많은 국영기업 도산은 곧 실업자를 양산하게 되고 이들은 공산당 적대 집단이 돼간다. 이미 만연된 하급관리의 부패에 넌덜머리가 난 시민들의 반응도 자명하다.

이런 몰락 시나리오의 등장인물은 이밖에도 신장 위구르.티베트 등의 저항적 소수 민족, 이런 국내 문제의 초점을 돌리기 위한 대만과의 전쟁 가능성 등 무궁무진하다.

마오쩌둥의 명문장과 여러 문학작품을 인용해 독설을 던지는 저자의 문장력은 탁월하다. 이런 연유로 이 책은 중국에 대한 맹신과 과찬 분위기에 휩쓸린 사람들이 읽어 중국 이해의 균형을 맞추기에 적당한 책으로 보인다.

어떻든 이 책은 중국 정부에 고언을 하고 있는 셈인데 먹혀들진 않을 것 같다. 왜냐면 문제해결의 최종심급에 중국 공산당이 있고 이들의 권력 운용 기제가 변해야 한다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공산당의 독점적 자리를 내놓으라는 뜻인 것이다.

저자는 중국계 미국인 변호사로 현재 상하이에 거주하고 있으며 중국 본토에서 20년간 변호사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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