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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내달 중 해외 누적 판매 5000만 대 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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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현대·기아차의 수출용 차량들이 경기 평택항에서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현대차그룹]

“내 분수에 꼭 맞는 차, 썩 잘된 설계, 아늑한 운전석, 튼튼하고 경제적인 포니!”

 현대자동차 포니의 1970년대 신문광고는 지금 기준에서 볼 경우 차의 모양새만큼이나 촌스럽고 투박한 문구를 달고 있었다. 하지만 포니가 국내 자동차 산업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어느 차종보다 크다.

 우리나라 첫 고유모델 승용차였던 포니는 한국차 해외 판매 시대를 개막한 차이기도 하다.

 포니를 시발점으로 삼아 쉼 없이 달려온 현대차그룹이 자동차 5000만 대 해외 판매라는 새로운 금자탑을 세우게 됐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연말 해외 누적 판매량이 4830여만 대를 기록했으며 3월 중 5000만 대 돌파가 예상된다고 20일 밝혔다. 5000만 대는 현대차 아반떼를 한 줄로 늘어 세울 경우 지구를 5.7바퀴 돌 수 있는 수치다.

 차를 처음 수출했던 30여 년 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다. 1976년 에콰도르에 포니 6대가 수출된 것이 현대차 해외 판매의 시작이었다. 포니는 곧바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어 그해에만 1000여 대를 해외에서 팔았고, 2년 뒤에는 수출물량 2만5000대를 돌파했다. 해외 가격도 당시 일본차들에 뒤지지 않는 대당 2000달러 정도였다. 후속 모델인 포니 엑셀은 1987년 미국 진출과 함께 단숨에 미국 시장 소형차 부문 판매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기아차 역시 1975년 고유 모델 브리사의 픽업트럭 모델 브리사 픽업 10대를 카타르에 수출하면서 해외 시장과 인연을 맺은 뒤 해외시장에서 급성장해왔다.

 현대차그룹은 2001년 해외 누적 판매 1000만 대를 돌파한 뒤 가속도를 붙여 2006년 2000만 대, 2009년 3000만 대, 2011년 4000만 대를 넘어섰다. 지난 연말까지의 총 판매량 중 3분의 2 정도인 3147만 대는 국내 생산 후 수출 물량이었다. 현대차가 1942만 대, 기아차가 1205만 대를 각각 수출했다. 해외에 공장을 짓기 시작한 2002년부터는 해외 생산 및 판매도 본격화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미국 60만 대, 유럽 60만 대, 중국 144만 대, 인도 60만 대, 터키 10만 대, 러시아 20만 대, 브라질 15만 대 등의 글로벌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다.

 해외 판매 차종과 판매 국가 수도 크게 늘었다. 현대차의 경우 국내에서 생산된 19개 모델(상용차 제외)을 해외 185개 지역으로 수출하고 있으며 해외에서 생산·판매되는 현지 전략 차종도 18개에 이른다. 기아차는 18개 모델(상용차 제외)을 전 세계 166개 지역으로 수출하고 있으며, 8개 해외 전략 차종을 현지에서 생산해 팔고 있다. 가장 많이 팔린 곳은 역시 미국으로 지난해 말 기준 1220만 대를 넘어섰고, 중국시장도 660만 대를 웃도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 수출액은 전체 수출액의 13.1%인 718억 달러에 달했다. 자동차 부품과 완성차 수출액 증가율도 전 수출 품목 중 각각 2위와 4위에 이를 정도로 높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기아차 1차 협력업체가 지난 한 해 동안 창출한 신규 일자리만 1만5000개에 달할 정도로 자동차 산업은 일자리 창출 및 세수 증대 측면에서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고 밝혔다.

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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