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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회 정기국회의 개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제58회 정기국회가 오늘 개막되었다. 이번 정기국회는 67년도 예산안을 다룰 예산국회이며 제6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기가 1백20일이나되는 것이다. 회기가 1백20일이나 되는 이번 국회의 기본운영방침에 대해 현재 공화·민중 양당은 현저한 의견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즉 민중당은 여당의 선거운동에 관한 일련의 대정부질의공세와 아울러 지자법·반공법·선거관계법등 법률개정안을 예산안 통과에 앞서 우선 처리한다는 기본전략을 세우고 이것외 처리가 끝나면 야당은 다른란건을 다루기에 앞서 즉각 예산안심의를 위한 일반국정감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반해 공화당은 이달 8일부터 약 10일간에 걸쳐 지보안을 비롯하여 계류중에 있는 10여개 중요법안을 우선적으로 처리하고 다음에 국정감사, 각상임위별의 예산안예심,예결특별위의 예산안 종합심사. 본회의에서의 예산안 심의 통과라는 「스케줄」로 이번 국회회기를 운영코자 하고 있다.
위와 같은 양당의 국회운영에 대한 기본전략상의 대립은 만약에 어떤 원만한 타협방안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여·야간의 격돌과 예산국회운영의 공전을 가져올 가능성을 다분히 포함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우리는 이번 국회가 에산국회로서의 기능을 다하고 또 제6대 국회의 마지막 중요입법회기로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양당은 다음 두가지 원칙을 다짐해 주기를 바란다.
그 첫 번째는 국정감사나 예산심의를 소홀히 핸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6대국회는 그성립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국회운영의 관례를 보면 예산국회는 회기의 태반을 무용한 정쟁에만 소비하다가 회기말이 가까워지면 허둥지둥 형식적으로 국정감사를 실시하고 예산안을 심의통과시키는 것이 거의 타성처럼되어왔다. 때문에 국정감사는 「국정감상」이나 다름이 없는 감을 주었고 예산심의는 한낱 명목만의 것으로 락하고 말았었다. 이로 인해서 직접 손해를 입는 것은 일반국민이다. 우리는 국회가 국정감사와 예산심의를 엄격히 하고 국회에 부여된 그 본연의 사명에 충실키 위해 4개월이나 되는 회기중 충분한 시일을 이에 할당해 주기를 강력히 요구한다.
그 둘째는 입법안의 경중과 완급을 가려 제6대 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안건은 이번 회기내에 반드시 완결짓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당은 지보안을 비롯하여 현재 계류중에 있는 10여개 중요입법안을 모두 처리하고 지자법·반공법·선거관계법의 개정등 야당의 요구는 모두 그것을 거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있는데 대해 야당은 그와는 정반대의 방침을 세우고 있는 듯 한다. 야당측은 그들이 제출하고 있는 3대법률개정안을 우선적으로 다루지 않는 한 예산심의를 거부할 생각인 것 같다.
민중당이 제6대국회로서의 마지막 정기국회를 최대의 대정부·여당공세의 무대로 이용하여 국민의 인기나 얻어보겠다는 정치적 계산이라면 그것은 용납될 수 없다. 그러나 그렇다손 치더라도 지자법·반공법 및 선거관계법등의 개정요구에 타당한 이유가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면 공화당은 정당하게 이러한 법안의 상정과 그 심의를 받아들이고 긴급히 개정이 요하는 것은 여·야 협력으로 그것을 뜯어 고치도록 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예산의 심의,통과는 반드시 법정기일내에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이 시한을 이용해서 야당은 정치공세를 펴고 그들의 연내의 주장을 반드시 관철시키고자 하고 있는 듯 하다. 이 때문에 예산을 우선적으로 처리하느냐, 혹은 야당이 요구하는 3대법률안 개정부터 우선적으로 처리하느냐 하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양자의 처리순위를 어떻게 결정하느냐하는 것은 그리 중대한 문제가 아니다. 요는 여·야가 저마다의 입장을 고수하여 전전긍긍. 상대방을 기만하고 자기네들의 주장만을 관철시키는데 주력하느냐, 또는 서로가 신의와 성실의 바탕위에서 국리민복의 구현을 위해 시간과 정력을 최대한 활용하느냐 하는데에 국회운영의 능률과 성과는 좌우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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